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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제4회)-서상조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60호입력 : 2018년 03월 13일
[소설]
퍼포먼스(제4회)-서상조
 
ⓒ 고령군민신문 

자유로움을 마음껏 누린지 일주일이 지났다.
기지개를 힘껏 켜고는 냉장고의 캔 맥주를 꺼내 들었다.
쇼파에 앉아서 창밖의 하늘을 보고 있노라니 먼 하늘에서 뭉게구름이 싹트고 있었다.
하늘을 오래도록 보고 있으면 시인의 노래처럼 ‘구름이 나고 죽는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 끝에 ‘바라본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바라보지 않았을 때는 그 세상이 내게 없었지만, 바라보는 순간에 그 쪽의 세상은 눈을 통해서 뇌로 들어와 자신의 세상 속에 또 하나의 영역을 만들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다만 그 영역이 바라 본 대상에 따라서 좋은 영역이 되어 행복이 피어날 수도 있고, 반대로 나쁜 영역이 되어 사람의 내면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할 것이었다.
자신이 구름처럼 가볍고 자유로워 졌다는 생각에 빠져있을 즈음에 휴대폰이 울렸다.
“형님, 그저께 전화하면서 말씀하신대로 덕팔이 아저씨와 믿을 만한 동생하고 술을 한잔했습니다. 우선 편하게, 큰 부담 느끼지 않을 정도로 대접 했습니다”
명주가 계획하고 있는 일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했다는 뜻이었다.
“응, 동생 고생했구먼. 이제 내가 시키는 것에 맞춰서 일자별로 진행해줘. 모두 다 끝나고 나면 동생하고 멋진 곳에 여행한번 가자고. 일단은 3일 후에 영구차가 시골에 도착할거야. 그러면 동생들하고 관을 우리 집 안채에 들이고, 덕팔이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병풍하고 초상집에 필요한 도구들을 가져다가 배치를 해줘. 물론 관의 무게는 70kg 정도 될거야. 덕팔이 아저씨와 동생들한테는 내가 그 관의 주인공인 것으로 해야 되겠지?”
“예 형님, 알았는데요. 그 날짜로 부고 통보도 전부 보내야 되잖아요. 그런데 해외에 형수님한테 연락이 가버리면 놀라서 사고라도 안 나겠습니까?”
“내가 그래서 로밍 안 되게 해놨어. E-mail 로만 연락이 되는데, 내가 죽었는데 누가 연락할 수 있겠어? 안 그래?”
“아! 형님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맡은 부분만 할께요. 나중에 뭐 복잡한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겠죠?”
시골 후배는 은근히 뒷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내가 시키는 그대로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 내가 실제로 죽은 것이 아니니까 사망진단서가 필요 없겠지. 그리고 화장하러 갈게 아니니까 사망신고서가 필요할 이유도 당연히 없겠지. 이것은 그냥 퍼포먼스야. 다만 문상객이 영문 모르고 참가하는 것이 특이한 점일 뿐인 퍼포먼스 말이야 하하하”
“이햐! 알고 보니 참가자 스스로도 모르고 참여하는 행위예술이군요 형님. 이야! 이거 재밌겠는데요. 그러면 문상객들만 우리를 고소하지 않으면 OK 군요”
“나의 죽음을 슬퍼해 주려고 일부러 바쁜 시간을 내는 사람들인데, 나를 고소하겠니? 그날은 조의금도 사절하고 국수를 한 그릇씩 대접할 생각인데. 아참! 국수도 덕팔이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아주머니더러 수고 좀 해달라고 부탁해야해 알았지?”
“알았습니다 형님, 아주머니는 부녀회장이니까 일손은 많습니다. 그런데 하필 국수로 대접할 생각이십니까?”
“그건 내가 죽은 것이 아니고 다시 태어나는 날이니까 잔치국수로 하는 거야. 끝으로 동생이 해야 할 일은 그날 내 옆에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게 경호원을 한명 붙여 줘야해.
내가 변장을 하고 마당 한쪽 구석에 앉아 있을 것이야. 내가 마당안의 모든 사람을 볼 수 있고, 웬만한 이야기는 모두 들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것이거든. 술이 취하면 누구라도 다가 올 수 있을 것이니까. ‘자칭 대사라는 사람이 불쌍한 우리 형님 천도 축원 중이니 방해 말라’는 식으로 . . . 알지?”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날 방문은 모두 닫아 버리고 형님 시야에 쏙 들어오도록 좌석 배치를 하겠습니다”
“자, 그럼 한 시간 뒤 쯤 휴대폰에 부고 통보 리스트가 들어 갈 거야.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말아야 해. 믿기지 않으면 자기네들 끼리 연락을 취해보고 너도 나도 연락이 왔다면 그 때는 의구심을 버릴 거야. 구체적으로 설명 안해야 내가 들을 거리가 많아. 발인일이 되면 새벽 일찍 관을 해체 처리하고 화장장으로 간 것으로 정리 하는 거야. 그 이후는 동생이 즐기도록 해. 인간의 잡다한 뇌구조와 그로 인해 지껄이는 말들에 대해 되새김 하면서 말이야”
“예! 형님, 저도 가능한 오래도록 비밀로 하면서 수준 있는 공부한번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형님께서 말씀 하신대로 부고는 첫 날 오후 늦게 보내서 이튿날 몰아서 오도록 유도 하겠습니다”

[작가 약력]
서상조 fire-wang@hanmail.net
2000년 『문예사조』시부문 등단
2001년 『대구문학』소설부문 등단
대구문인협회·솔뫼문학회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고령지부 소설분과위원장
(사)한국문인협회 고령지부 회장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60호입력 : 2018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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