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입니다. 또 누군가에게 줄 미소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허망한 듯한 씨줄과 날줄사이에 끼여 있는 그 목마름으로 인하여 아파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으며 오늘을 견디고 있습니다. 사는 것이 서럽고 눈물겨울 때가 있습니다. 내 아픔이 하도 절절하여 다른 무엇들을 돌아볼 여유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견디고 견딘다는 일이 목을 조르는 암담함일 때는 더군다나 육신을 지탱할 힘조차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캄캄한 암흑 속에서 이대로 죽는구나 싶은 순간도 다가옵니다. 그렇게 몇날 며칠을 지내다 기운없이 눈을 떠 보면 태양은 예나 지금이나 환한 햇살을 잘도 비춰주고 있습니다. 어둠도 내가 받아들여야 할 몫도 아니고, 이대로 절망하는 것도 내 본의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그 어떤 것들인가를 깨닫게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비로소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실날같이 솟아나와 창문을 열고 마당에 서 봅니다. 코에 와 닿는 싱그런 공기, 말없이 웃고 있는 정원의 나무와 파란 하늘 밑에 서서 그대 한 사람으로 태어난 의미를 곰씹어 볼 것입니다. 살아있는 동안 내내 기쁨으로 마주할 수 있는 기다림도 없습니다. 그 기다림의 소망이 비록 그 결과가 실패와 좌절일지라도 기다림은 기다림 그 자체로 행복합니다. 내 생애에 동행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많은 것을 이루고 싶다는, 보고 누릴 혜택들도 우리 모두가 가지는 소망입니다. 한가지의 소망이 용기를 주고, 두가지의 소망이 고통을 이기게 하고 세가지의 소망이 그대를 거듭나게 해 줄 것입니다. 신은 우리에게 기도와 소망과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선사 하셨습니다.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마음, 사랑과 기도를 드릴 줄 아는 마음, 누군가를 돌보아주고 싶은 마음, 슬픔을 견디는 마음, 그 모든 것들을 우리의 마음속에 조용히 안배하여 두었습니다. 어딘가는 모르지만 끊임없이 어딘가를 가야만 하는 외로운 길입니다. 또 고독한 길입니다. 그대가 가는 그 길에는 아무리 절친하고, 사랑하는 사이일지라도 당신과 똑 같이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언제나 혼자서 판단하고 선택하고 실천해야 하는 그 외로운 길에 그대 늘 미소와 희망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다음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