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병, 그리움의 병··· 꺼지지 않는 생애의 기다림 일몰의 저녁에는 더욱 깊어져"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2년 11월 27일
↑↑ 최계순 고령군보건소 출산정책담당
ⓒ 고령군민신문
지독한 산중이었던 산골 마을, 그 쪼그만 계집아이가 바라보던 도시에의 꿈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꿈처럼 막연한 것들에 대한 동경만이 우리를 지탱하던 때. 아무것도 몰랐었던 유년의 꿈들 중에는 모르기 때문에 행복했던 우리들 가슴이 있었다.
춥고도 불편하기만 했었던 그런 것들이 유치하게도 그리운 시절이다.
그러면서도 저녁은 눈물겹다.
가난해서도 아니고 추워서도 아닌데 쓸쓸한 일몰로 인하여 나는 시린 듯 아린 듯 허전한 듯한 가슴을 부여 잡고서 낮과 밤의 중간지대에서 서성거린다.
우물은 언제나 가슴 한 가운데에서 미동도 않고 있는데 그 물을 제대로 퍼올리지도 못하고 생각의 깊이 또한 마냥 얕고 자주 출렁 거려서 이리저리 갈팡질팡할 뿐이다.
그런 생각의 줄을 잡고서 살아온 세월이다.
생각이라는 하나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런 줄을 잡고서 외로운 길을 외롭게 걸어야 했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화두를 깨우치지도 못하면서 이제 어두워 오는 우리들 황혼을 또 맞이해야 한다. 꿈이라는 것, 기다리는 것, 막연하게 잡을 수 없는 것들에 사로잡혀서 문학과 예술과 사랑을 노래하지마는 그래도 충족될 수 없는 영혼의 고독, 그런것들은 본질적인 병인지도 모른다. 사랑이라는 전봇대에 오래오래 기대고도 싶었다.
그 사람의 미소와 눈길이 오직 나만을 바라 보도록 질투하고 상채기내고 욕심내면서 움켜쥐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었다.
사랑은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으로 인하여 병이 생기고 사랑으로 인하여 고통을 안겨 주면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생각한다.
어느 영혼이라 할지라도 둘이가 같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빨리 인식해야 한다.그러나 지나간 사랑에 대하여서도 오래 오래 집착하는 사람들도 많다.
떠나간 것에 대하여, 흘러 가버린 사랑은 다시금 그 불을 불태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잊기 어렵더라도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는 그런 미래지형적인 사고가 훨씬 낫다.
사랑이나 인생의 고비에서나 우리는 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결단을 선택받기 때문이다.
잡고 싶어했고, 가지고 싶어했고, 소유하고 싶었던 갖가지의 것들에 목을 매어 청춘의 시간들은 내 안에서 여러 가지로 충돌하고 피흘리고 고뇌하면서 언제나 복잡하게 흘러갔었다.
욕심도 많고 지기도 싫어하면서 아둥바둥했던 것들의 의미가 퇴색해 가는 지금 녹아져 내리는 시간의 틈새에 끼여 조금은 누구러워지고 조금은 여유를 배우는 그런 시간대에 나는 서 있다.
그러면서 해질 무렵의 저녁에 나는 외로운 가슴을 홀로 껴안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이 된다.
이탈리아 나폴리만 카프리섬의 해안 지역을 헤매는 인어공주처럼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해질 무렵에 서성인다. 기다림의 병, 그리움의 병으로 꺼지지 않는 생애의 기다림이 일몰의 저녁에는 더욱 더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