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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계 평론(2)

젊은 수필가의 출현은 수필 문학의 기름진 토양과 미래를 위한 것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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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계 순
전 고령군보건소 담당
ⓒ 고령군민신문


젊은 수필가들의 출현은 수필 문학의 기름진 토양과 미래를 위하여 더욱 간절하다.

수필을 40대 이후에나 쓰는 중년의 문학이라고 곡해하여 황혼기의 파적거리쯤으로 여기는 풍토는 마땅히 지양되어야 한다.

청년 이상(李箱)의 수필이 다이아몬드라면 피천득의 수필은 비취다.

이상의 수필이 쇳물에서 끓는 정열의 불꽃이라면 피천득의 수필은 운치 있는 관조의 가로등과 같은 것이다.

이 중에 하나를 취하였다고 어찌 하나를 버릴 수 있겠는가.

젊은 수필가들의 출현을 위해서는 대구 수필문단의 준령과도 같은 '영남수필문학회', '대구수필문학회' 등 수필문학 단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차대하다.

그 외에도 아직은 작은 몸짓이지만 뜻밖에도 크게 감지되는 몇몇 수필 창작 교실의 움직임도 내일의 대구수필을 위해 주목해야 할 것이다.

평자가 자성을 앞세워 수필문단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한 것 같아 스스로 곤혹스럽다.

혹자는 이러한 지적이 지루하다고도 할 것이다.

그러나 독자로부터 외면당하는 저급한 잡문들이 수필문학의 본질을 어지럽히는 한 이러한 지적은 계속되어야 한다.

대구문학 최근호에는 특집으로 마련된 이재호의 수필 여덟 편을 비롯하여 모두 열 여섯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이재호의 작품 읽기에는 함께 수록된 그의 '문학적 자전(自傳)'이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사족을 붙이면 그의 작품을 일관하는 '돌아오기'와 '들여다보기'의 작업이 감동적이다.

'돌아오기'와 '들여다보기'는 귀소본능 또는 과거 지향적 노스탤지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우연인지 의도된 선작(選作)인지 몰라도 8편의 작품 중에는 기행수필의 옷을 빌린 작품이「사벌 왕릉을 찾아서」를 비롯하여 절반이나 된다.

이천 년이 고스란히 진공된 어느 부자 상인집 정원에서 여독을 풀며 베수비오 화산 위를 흐르는 흰구름을 보다 문득 고향의 사벌 왕릉이 떠올랐다.

여기저기 흩어진 산성의 흔적들. 철저히 풍화되고, 세월의 지층에 매몰된 왕국의 古邑. 암호같이 널려 있는 기왓장, 돌들. 세월의 이끼에 전설도 잃어버린 왕국의 황량한 왕릉이 그리움 같이 떠올랐다.

'참 어리석게도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이 진기한 곳에 왔으면 감탄하면서 열심히 구경할 것이지, 엉뚱한 사벌 왕릉은 왜 생각해' 하면서도 향수처럼 사벌 왕릉을 환상했다.
-이재호,「사벌 왕릉을 찾아서」中에서

그의 작품들은 언제나 길떠나는 몸짓을 하면서도 결국 탄력 좋은 고무줄에 매인 듯 돌아오는 길을 밟는다.

그가 왜 그렇게 '돌아오기'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는 그가 간직하고 있는 삶의 흔적에 깊은 애착을 느끼는 듯하다.

스스로 밝힌 것처럼 그 흔적이 낡은 영사기의 화면인지, 순간순간 멈추었던 매듭의 시간인지는 몰라도 그가 지향하는 바는 소우주와 통하는 길임에 틀림없다.

소우주는 자아이고 자아는 중심이다. 중심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명징한 가슴을 가진다.

그래서 그는 애써 잘 차려입은 자신의 옷을 한꺼풀씩 벗으며 '돌아오기'와 '들여다보기'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호 계속>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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