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5일장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02월 04일
역사의 땅 고령. 1천500년 전 왕국을 이루고 철기문화를 꽃피운 대가야. 악성 우륵을 배출하고 한국의 대표적 전통악기 가야금을 창조해 낸 곳. 수려한 역사 만큼이나 이 땅엔 아직도 다양한 전통문화가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다. 지역민들의 삶과 애환을 간직한 고령5일장. 3대째 대장간을 이어오고 있는 이상철씨. 가야금을 연구 ·제작·보급에 힘써오고 있는 우륵가야금공방 김동환 연구원. 보부상의 상도를 전승하고 있는 상무사. 전통 가옥과 고유의 민속문화를 잘 보존해 가고 있는 개실마을. 공자와 성현께 제사를 지내고 지역민들의 교육과 교화를 힘써온 고령향교 등….이 모두가 오늘의 고령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가꾸고 보존해 전승 발전시켜 나가야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에 본지는 지역에서 뿌리깊게 내려오고 있는 전통문화를 살펴보고 이를 보존·계승해 가는 사람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들여다보는 기획물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고령을’ 마련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 “실한 놈으로 한 마리 줘 봐요”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온 아주머니들이 물건을 고르며 상인과 흥정을 벌이고 있다.
ⓒ 고령군민신문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을 며칠 앞 둔 지난 4일 고령전통시장은 차례를 준비하려는 사람들로하나 둘 모여들었다.
“뻥~” 시골 장터에선 빠질 수 없는 정겨운 소리. 쌀을 튀겨내는 구수한 냄새가 오고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우리 손자·손녀가 잘 먹어..” 손자, 손녀들 주전부리부터 챙기는 게 할머니 마음.
한 해 동안 땀 흘리며 농사지은 옥수수를 보따리에서 풀어내는 장(여·68)모 어르신은 오랜만에 만나는 자식과 손자들 생각에 얼굴엔 벌써부터 기쁨이 넘쳐난다.
↑↑ 설을 며칠 앞둔 지난 4일 고령종합전통시장에서 한 뻥튀기 장수가 튀밥을 튀기고 있다.
ⓒ 고령군민신문
뻥이요! 외치는 아저씨의 정겨운 소리가 주위를 놀라게도 하고 이내 사람들을 동심으로 돌아가게도 했다.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곡물노점상 어르신은 그저 부럽기만한 눈치다.
“좀 파셨어요?” 라는 질문에 어르신은 “장사가 그렇지 뭐. 이런날도 있으면 저런 날도 있는거지…” 라며 애써 태연해 하신다.
↑↑ 소주잔을 나누며 삶의 애환을 풀어내는 어르신들.
ⓒ 고령군민신문
시장 한 켠에서는 손님 발길이 잠시 뜸한 틈을 낸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늦은 점심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소주 한잔을 걸치며 삶의 애환을 풀어낸다.
↑↑ 고령종합전통시장 한켠에는 3대가 55년째 대장간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 고령군민신문
55년 역사를 가진 대장간에는 이준희(40·3대 대표)씨 부자가 만들어내는 연장이 제 모양을갖춰간다.
다섯살 배기 어린 딸과 함께 설빔을 하러나왔다는 김(35)모씨는 “경제가 어렵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번뿐인 설인데 그냥 보낼 수가 없어서요” 라고 했다.
설을 앞두고 가장 붐비는 곳은 역시 방앗간. 이른 새벽부터 쉴새 없이 돌아가고 먹음직스럽게쪄낸 떡에선 하얀 김이 무럭무럭 피어난다.
↑↑ 떡 방앗간은 주인 부부가 설을 앞두고 주문이 늘어난 가래떡을 뽑아내느라 바쁜 손길을 놀리고 있다.
ⓒ 고령군민신문
기다란 가래떡들이 쑥쑥 뽑아져 나오는 걸 보면 설 명절이 코앞임을 실감케 했다.
“이번 설에 아들·딸 오면 같이 나눠 먹을려고….” 떡 한 말을 하러 왔다는 어르신과 허기와 추위에 지친 몸을 녹이는 데는 뜨끈한 어묵 국물이 그만이라는 학생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넉넉한 설 밑 장날.
“어제 직접 만들었어. 사가지고 가. 한모 3천원, 두 모 사면 5천원이야” 할머니 표 간장과 두부는 군침을 삼키게 한다.
차례상 준비를 하다 보니 양손에 든 장바구니는 어느새 묵직해졌다.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기분도 좋고, 돈도 들어오고…”
어느새 생선가게 아주머니의 앞치마에는 돈이 수북이 쌓여간다.
◇ 값 싸고 질 좋고…없는게 없네◇
“고령 5일장서 설 준비하세요”
고령군 고령읍에 위치한 고령종합시장은 약9천여㎡의 부지에 260여개의 점포로 이뤄진 전통5일 시장으로 4일, 9일이 장날이다.
이날은 인근 각지에서 생산된 갖가지 농․특산물과 약초 등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흥청거린다.
고령 전통시장은 조선시대 영남내륙의 곡물과 진상미인 덕곡 특미 쌀을 낙동강 해상통로를 통해 한양으로 운송했던 지리적 요충지로 시장이 번창했으며 1982년 현대적 시설로 개선,민영화해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고령종합시장에 오면 값싸고 질 좋은 건어물과 진상미인 고령옥미, 전국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향부자 등의 특산물과 함께대장간에서 직접 제작한 각종 농 기구 등을 살수 있다.
또 각양가색의 물건이 넘치고 값싸기로 유명하며, 장날이 되면 대구와 합천, 성주, 현풍 등지에서 고령시장을 주로 많이 찾고 있다.
고령군은 설을 앞둔 지난 4일 대목장에 설맞이 고령장보기 운동과 전통시장 마케팅 투어를 실시하는 등 전통시장과 지역상가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의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군이 내 놓은 올 한해 다양한 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깊은 고민이 엿보인다.
군은 전통시장에 대한 환경개선사업 및 경영활성화 사업, 고객 감동 실현을 위한 다채로운 교육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의 올해 추진계획을 보면 △문화관광형시장 기반 구축을 위해 전통시장 상설무대 설치, 상설공연 추진△예비사회적기업 지정운영을 통한 고령종합시장 홈페이지 구축, 할인행사를 위한 시장제품 및 지역특산품 판매(인터넷판매 포함)△시설현대화사업 추진을 위해 방범 CCTV설치, 가판대 정비사업, 고객쉼터 및 상인교육관 건립(2014년, 국비사업)△고객 감동 실현을 위한 상인교육을 위해 상인대학, 상인 정보화 교육, 소상공인 이차보존, 국비확보를 위한전통시장 및 상인회 등록 확대 등에 집중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