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몸짓들(2)
시로서 제일 좋은 작품은 언제나 인간 가까이 있으며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3년 02월 25일
|  | | ↑↑ 최 계 순 전 고령군보건소 근무 | | ⓒ 고령군민신문 | |
<지난호에 이어>
자기의 후궁이었던 치희가 안 돌아오자 그 상실된 마음으로 유리왕은 자기의 슬픔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많은 역사들이 엄청나게 차곡차곡 쌓여져 있는 박물관을 돌아다보며 나는 인간의 세월들이 말해주는 장엄한 서사적 깊이에 매료된 채로 또 한번 나와 이 세상을 연결해 주는 많은 것들에 대하여 천천히 깊숙이 빠져 들어갔다.
실크 로드를 따라 반짝이는 유리잔이 이동하여 왔고, 중국의 비단과 도자기가 파미르 고원을 넘어 투르키스탄의 시장까지 흘러갔던 거대한 문명과 문화가 이동한 발자취들..... . . 그러한 물건들 사이에 끼여있는 고대 사람들이 노래했던 시적인 말, 그리고 언어,,.... .그런 것들은 형체가 없지만 그 물건들 사이에서 나는 떠돌고 있는 시의 노래를 잔잔히 듣고 있었다.
느리게 천천히 흘러 나오는 그 사람들이 내게 말하는 언어적 부호들을 귀담아 들으면서 나는 그 시대의 사람으로 돌아가 있었다.
애달피 살아왔던 인생 살이에서 고단한 몸으로 나누던 그들의 몸짓과 목소리 그리고 문자들. 말하고 싶었던 목소리들이 들려 주는 한숨과 흐느낌과 손으로 건네지는 악수를 나누면서 나는 그 사람들의 시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
우정과 사랑과 생존과 고통이 넘나 들면서 그들도 외로웠을 것이고, 그들도 아파하며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먼저 간 사람들의 심장에 서려 있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나는 아주 오랫동안 말을 잃은 채로 조용히 서 있었다.
사람들의 그 발자취들은 단지 살아온 곳으로서 위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삶에서 우리는 우리의 언어를 가지고 얼마나 많이 다듬고 매만지며 가장 빛나는 언어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사람에게서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그들이 살아가기 위해서 절규하였던 처절한 외침이었을 것이다.
마음 속 깊이 외치고자 했던 그들의 목소리가 나에게 전해져 오는 것처럼 오늘을 살면서 시인은 우리들 사람의 맨 밑바닥에 깔린 우수와 고통을 잘 분해하고 조립하여 섬세하고도 유연한 그런 거미집을 만들 때에 그 작품은 시로서 영원할 것이다.
또한 시로서 제일 좋은 작품은 언제나 인간 가까이에 있어야 하고 그리고 흙과 같이 스며드는 그런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부드러울 때 비로소 시는 생명이자 영원이라고 생각해 본다. 인간의 역사가 들려주는 가슴 벅찬 감동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나는 빗 한개와 청동 칼자루와 향로며 말을 탄 조그만 토기와 아름다운 미소가 흐르는 관세음보살상에서 연기처럼 내게 스며드는 이야기들을 가슴 깊이 간직하려했다.
시처럼 시와 같이 노래하며 지나간 사람들의 길위에 하염없이 오래오래 서 있었던 것이다. 물기처럼 번지는 내 눈물과 내 사랑과 내 인생의 분기점에서 외로워 하는 영혼을 거머 쥔 채로 또 한편의 시가 내 몸을 훑고 지나가고 있었다.
그저 사는 것이라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살 수 밖에 없음을...... . 내 한편의 시가 노래가 고통 속에서 조용히 마모되고 녹아지고 스러짐을 조용히 자책하며 지켜본다.<끝> |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3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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