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쇠고 첫 보름인 이날은 우리 민족 세시풍속 중에도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다.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에는 부럼을 깨며 한 해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고 오곡밥을 먹으며 몸을 보양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대보름에 먹는 ‘상원별식’ 중 하나인 오곡밥은 신라시대 까치에게 감사하며 정월대보름 제사상에 올리던 약밥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약밥에 사용되는 잣, 밤, 대추 등의 귀한 재료를 구할 수 없었던 평민이 약밥 대신 쌀과 콩 등의 다섯 가지 곡식을 넣어 오곡밥을 지어 먹게 된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찹쌀, 조, 수수, 팥, 콩 등 다섯 가지 이상 곡식을 섞어 짓는 오곡밥 한 그릇(200g)의 열량은 약 300Kcal로 햄버거(약 400Kcal), 라면(약 500kcal), 자장면(약 700Kcal)보다 적고, 포만감이 큰 잡곡은 조금만 섭취해도 배가 불러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또한 도정 과정에서 쉽게 손실되는 비타민 B2를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쌀에 부족하기 쉬운 각종 성분이 많이 함유돼 생활습관병과 비만 예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곡밥 재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찹쌀의 성질은 따뜻하고 위를 자극하지 않아 소화기관에 좋다.
조는 필수 지방산 섭취에 도움을 주며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정장 작용을 하여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수는 면역증진, 항산화, 항균, 항바이러스 효과 등이 보고되고 있다.
팥은 이소플라본과 베타카로틴 함량이 많아 폐경기 증후군, 골다공증, 심혈관계질환, 종양 및 스트레스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비타민 B1이 다량 함유돼 각기병 예방에 좋으며, 체내 에너지 생성을 돕는 나이아신이 쌀보다 약 2배가 많이 함유돼 있다.
검정콩은 껍질에 토코페롤, 안토시아닌과 이소플라본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 항암,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탁월하며 비만 예방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 식이섬유와 단백질 이외에 인, 칼륨 등 무기성분이 풍부하다.
오곡밥의 효능은 고서에도 잘 나와 있다.
허준은 ‘동의보감’에 오곡은 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했고, ‘본초강목’에는 신장병을 다스리며 기를 내려 모든 풍열을 억제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독을 풀어준다는 대목이 있다.
이러한 효능이 밝혀지면서 요즘엔 흰 쌀밥 대신 잡곡밥을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보름에 먹는 오곡밥은 요즘 각광받는 ‘웰빙 음식’의 원조인 셈이다.
지난 설이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날이었다면 이번 대보름에는 몸에 좋은 웰빙 오곡밥으로 우리 가족의 건강과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