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출간된 '오 이것이 아이디어'라는 책에는 영국 네티즌이 선정한 우리 삶을 변화시킨 위대한 아이디어 50개가 소개돼 있다.
이 책에서는 인터넷을 1위로 뽑았다.
실제로 인터넷은 의사소통 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놀라운 아이디어이다.
뒤를 이어 문자, 피임, 음악, 빵, 농사, 인쇄술, 포도주, 증기기관, 구리와 철, 숫자, 민주주의, 방직과 방적, 결혼 등을 꼽았다.
이들 아이디어는 지난 수세기 동안 우리 생활을 몰라보게 바꿔 놓았다.
이 가운데 '농사'는 24위에 올라 있다.
농사는 인류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고 세계 70억 인구가 필요로 하는 식량을 생산하려면 농사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약 1만년 전에 시작된 농사는 세계 인구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세계 인구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농사기술의 발전이 식량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려왔기 때문이다.
18세기 산업혁명과 더불어 개발된 파종기, 작물의 순환재배체계와 같은 새로운 농업기술 등은 그동안의 자급자족 농업을 상업농업으로 대체했다.
특히 20세기의 질소비료 개발, 곡물 품종 개량, 농약과 농기계가 도입된 집약 농사법의 보급 등으로 곡물 생산은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1940년대에 노먼 볼로그 박사가 하나의 품종에서 얻은 꽃가루를 다른 품종에 접붙여 줄기가 짧은 '잡종' 밀을 만들어낸 기발한 아이디어가 녹색 혁명의 모태가 됐다.
인도는 1968년에 이 기술을 적용해 연간 밀 생산량을 1000만t에서 1700만t으로 증가시켜 기근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때 밀 수출국으로 변신했다.
농사가 시작되면서 인간의 삶의 방식도 크게 변했다.
정착해 살게 됨으로써 마을과 시장, 국가가 설립되었으며 기록을 남기는 등 문명의 발달과 관련된 모든 것이 생겨났다.
우리가 인류의 역사를 간직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농사 덕분이다.
2008년 곡물 부족과 가격 폭등으로 세계 식량 위기가 닥치자 유엔은 세계 인구를 먹일 방법을 찾으려고 로마에서 회의를 가졌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 전역에서 영양실조로 고생하는 인구는 약 8억6200만명에 이른다.
유엔의 로마 회의에서는 2030년까지 83억 인구를 먹일 수 있는 양의 곡물이 생산돼야 한다는 것이 강조됐다.
이렇게 많은 인구를 먹이는 데 필요한 식량을 생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갈수록 심화되는 물, 토지, 에너지 자원의 부족 등 생산 여건의 악화, 농사에 종사하는 인구의 고령화, 특히 청장년들의 농사 기피 가속화 등과 같은 장애 극복을 위해서는, 수확량이 수배에 달하는 '슈퍼 곡물 품종' 개발, 생육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생물을 공산품처럼 생산할 수 있는 '식물공장', 생산현장의 힘들고 긴 노동시간을 대체하는 '농업용 로봇'과 같은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기술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이디어는 순응에서는 탄생되지 않는다.
우물에서 물을 퍼 동이로 물을 주는 농부가 아무리 부지런해도 양수기를 이기지 못한다.
현실에 대한 도전과 난제를 극복 해결하려는 연구자들의 의지가 그 재능보다도 앞서야 한다.
동시에 획기적인 농사 아이디어들이 구현될 수 있는 사회의 관심과 지속적인 기술개발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