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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진료소·지소를 찾아서-벌지보건진료소

김치·된장 담그는 법 배우고 둘째까지 어르신들이 돌봐줘
글 모르시는 어르신들께 약 봉지에 아픈 부위 그림 그리기도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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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기 소장
ⓒ 고령군민신문


“새 벽에 어르신들 경운기 몰고 나가는 시간이 출근 시간입니다”

잠시 회상에 젖어 있던 벌지보건진료소 김봉기(59)소장의 말이다.

지난 22일 오후. 벌지 보건진료소 대기실에서는 한 무리의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햇감과 사과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 틈 사이로 슬쩍 끼어들었다.

친구 손 붙잡고 오셨다는 민태수(71)어르신이 활짝 웃으며 감 한쪽을 건넨다.

나점필(89) 어르신은 유독모자를 좋아하는 며느리 때문에 모자를 즐겨 쓰고 있다며 은근히 자랑 섞인 투정을 했다.

그리고 이내 어르신들은 논에 물이차서 벼를 못 베고 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그네들의 소소한 일상생활 이야기가 이어졌고 어느 정도의 담소가 끝나갈 때쯤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김 소장이 차 한 잔을 내밀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퇴직 1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서른 무렵에 결혼을 했다.

김치, 된장 담그는 법을 비롯해 어르신들에게서 살림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는 김 소장은 “둘째 녀석까지 동네 어르신들께서 돌아가면서 키워주셨어요” 라며 지난 추억을 곱씹었다.

밤낮 없이 현관문을 두드리는 방문객들로 그는 늘 대기상태였다.

책상위에 매직을 항상 준비해 두고 있다는 김 소장은 글을 잘 못 읽으시는 분들 때문에 일어난 일화도 들려줬다.

“한 번은 약을 지어가신 어르신께서 약을 바꿔 드시는 바람에 자칫 큰 일이 발생할 뻔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는 고민 끝에 어르신들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기에 이른다.

다리가 편찮은 어르신을 위해 약 봉지에 다리 그림을 그리는 등 부위별에 따라 그에 맞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또 동그라미 개수에 따라 약복용 횟수를 표시하기도 했다.

↑↑ 김봉기(앞줄 오른쪽) 소장과 어르신들이 진료소 앞에서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고령군민신문


그때 건강증진실과 거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계신 어르신들의 웅성거림이 시작됐다.

어르신들의 하루 일과 중 다음 코스로 향해야 할 시간이 됐던 것.

마치 관광가이드 순서에 따라 무리 지어 다니는 여행자들 처럼 밖은 이미 댁으로 돌아가는 어르신과 다음 이동 장소로 향하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셔야 해요?” 다소 장난 섞인 목소리로 김 소장이 말했다.

의아스런 눈빛을 보내는 기자에게 그는 “이제 마을회관에서 점백(1점에 100원)의 화투를 치러 가셔야할 시간이 됐거든요. 끗발이 좋으면 저녁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하셔서 말에요” 라며 미소를 짓는다.

벌지1·2리를 비롯해 나정과 송곡 1·2리 총 6개 관할구역을 갖고 있는 벌지 보건진료소는 하루 평균 열다섯 명의 어르신들이 주로 방문하고 있다.

1997년부터는 사회 환원사업의 일환으로 복부초음파, 전립선 검사 등을 비롯해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요가교실과 대구 영남이공대 학생들의 실습도 매년 갖는 등 건강지킴이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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