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진료소·지소를 찾아서-노곡보건진료소
마을단체 관광 때 어르신들께 꽃단장 해주는 미용사 역할도 연락처엔 어르신들의 자녀분 번호 빼곡히…통화도 대신해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3년 11월 11일
|  | | | ↑↑ 이영석(뒷줄 오른쪽)소장을 비롯한 어르신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 ⓒ 고령군민신문 | |
다산면 노곡리는 본래 논이 많아 ‘논실’·답곡’ 이란 이름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개척 당시 갈대숲이 우거져있어 그때부터 사람들은 ‘노곡’ 이라 불렀다.
지금은 지난 시간에 묻혀 갈대숲의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없으나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나지막한 산에 포근히 감싸 안겨 있는 동네를 발견할 수가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광평 이씨(70가구)와 수성나씨가 집성촌(70가구)을 이루고 있는 곳, 마을 중심가에 자리한 노곡보건진료소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움집해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 모습에 괜히 움질거렸다.
“처음 이 곳 마을회관을 찾았을 때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노곡보건진료소를 책임지고 있는 이영석(55)소장이 기자를 반기며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옆에서 조용히 런닝 머신에 열중하고 계신 이분이(72)노인부인회 회장이 “예전에는 200농가에 600여명의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을 만큼 참 활발한 곳이였다”며 옛 이야기를 털어놓으신다.
거실에서 고구마를 드시고 계시던 몇몇의 어르신들도 한 목소리로 힘을 보탠다.
그때 또 다른 어르신은 아쉬움이 잔뜩 섞인 목소리로 이 소장을 다급히 불렀다.
“아‥우야노? 예쁘게 매니큐어 발라줬는데, 살짝 벗겨져 버렸어” 알고 보니, 방문 전 이소장이 어르신들을 위해 꽃단장을 해 드렸던 것.
어느 해였던가. 이 소장은 마을단체 관광에 나선 적이 있다고 했다.
그때 그는 어르신들을 위해 꽃단장을 해 드렸고, 다들 너무 좋아하더란다.
그날 이후부터 이 소장은 어르신들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미용사를 자청하고 나서게 됐던 것.
잠시 후, 진료소 바로 앞집에 거주하고 있는 박다석(83) 어르신은 여쭙지도 않은 이야길 꺼내셨다.
“진료소에 불이 꺼져 있거나 우리 소장 차가 없으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
이번에는 이 소장이 박 어르신의 말에 힘(?)을 실어드린다.
|  | | | ↑↑ 이영석 소장 | | ⓒ 고령군민신문 | |
“자식들 걱정할까봐 우리 어르신들께서 편찮으셔도 전화를 잘 안 하세요. 대신 제가 자녀들과 통화를 자주 하는 편이죠”
그의 말대로 너덜해진 전화번호부에는 자녀들 전화번호가 빼곡히 기재돼 있었다.
이 소장은 벌지보건진료소에서 26년을 지내다 지난 2011년 4월 이곳 주민들의 새로운 구성원이 됐다.
올해 장수마을로 지정된 노곡리는 고령군 지원을 통해 매일 저녁 전문지도 강사아래 우리 고유의 전통 춤과 에어로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허리를 다쳐 물리치료를 받고 돌아가는 정춘자(72) 어르신을 향해 “오늘 저녁 7시 걷기 프로그램에 꼭 나오셔야 해요” 라며 문 밖까지 배웅하며 신신 당부를 하는 이 소장.
그는 어르신들의 사랑방지기가 된 이후부터 생겨버린 습관 같은 게 있단다.
어르신들 한 분 한 분의 얼굴을 하루도 빠짐없이 뵈어야지만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3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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