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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진료소·지소를 찾아서-용소보건진료소

65세 이상 어르신들 계신 장수마을…먹을 것만 농사 지어
동네 구판장 한 귀퉁이에 자리…장마 땐 물에 잠기기도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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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점순(왼쪽 두 번째) 소장을 비롯한 어르신들이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고령군민신문


옛날 이방인이 동네를 지나다가 마을위치가 너무 좋아 사당을 짓게 됐는데, 그곳이 성산면 용소리 마을 입구의 ‘용소보건진료소’라고 전해온다.

용소리란 마을 지명이 탄생하게 된 것은 소가 용이 되어 올라갔다는 일화로 비롯됐다는 것.

지난 7일 오후. 이곳을 찾았을 때 건강증진실에 모여 있던 몇몇 어르신들이 나름의 건강철칙을 피력하면서 분분한 의견의 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한 어르신이 입이 쓴 이유는 나이 들었다는 징조라고 했고, 또 다른 어르신은 간이 안 좋으면 그렇다고 했다.

여기에 외동딸로 곱게 자랐다는 노옥금(70)어르신이 쐬기를 박았다.

“몸뚱이가 안 좋은데 간인들 좋겠나?”

그러고도 한 참 동안이나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진료소 창 문 밖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여기에다 창문으로 한 줄기 따스한 햇살까지 보태니 기자의 눈꺼풀이 저절로 무거워진다.

↑↑ 김점순 소장
ⓒ 고령군민신문


그 찰나 잠을 깨운 건, 대흥·용소·상용리 3개 부락을 책임지고 있는 김점순(57) 소장이였다.

“우리 동네는 장수마을이에요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비롯해 아흔을 넘기신 어르신들도 다수 계시거든요. 어르신들은 당신 먹을 것과 자식들에게 보낼 몇 가지의 채소 농사만을 지으며 행복하게 생활하고 계세요”

3년전 이 곳 용소보건진료소를 맡게 된 그는 27년을 봉산보건진료소에서 근무했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구판장’ 이 있었거든요”

동네 주민들은 구판장 한 귀퉁이의 터를 내어줬고, 그 곳에 보건진료소가 자리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름날 장마가 오면 낙동강둑이 터져 진료소 일대가 물에 잠겼다.

오래전 일이지만, 당시 그는 어느 한 해라도 피난 보따리를 꾸리지 않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때 올해 초 동네로 이사를 왔다는 정계연(72)어르신이 혈압을 체크하러 들어왔고, 건강증진실에 있던 황남이(79)어르신이 감을 먹으로 오라며 손짓을 한다.

정계연 어르신을 따라 들어서자 황 어르신이 감을 깎으며 대뜸 “ ‘부지런한 사람은 값없는 보배라고 했다’ 하늘이 꽉 잠겨있는데 무엇하러 일찍 빗기러 갔노” 하신다.

알고 보니, 아침부터 비 예보를 놓치신 한 어르신께서 부지런하게도 수확한 벼를 새벽부터 널어두고 손질을 하셨던 것.

애써 모른 척 고갤 돌리자 러닝머신 옆 옷걸이에 걸린 검은 비닐봉지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그 때 김 소장이 “아‥저거요? 우리 어르신들 기구 사용하실 때마다 사용하는 수건이에요. 자칭 나름의 운동기구 라고 할 수가 있죠” 라며 설명을 곁들였다.

그의 말에 옆에서 발안마기를 마치신 정계연 어르신이 조용히 거들었다.

“처음 저거(러닝머신) 들어올 때 운동화 갖다놓고 뛰는 사람‥심지어 버선발로 뛰는 사람‥한 동안 난리였었다.

요즘 시들해진 것 보면 그것도 다 한차례인기라” 어르신은 한마디 남기곤 진료소 밖으로 나가신다.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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