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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진료소·지소를 찾아서-봉산보건진료소

한땐, 상여가 턱하니…전설의 고향 방불케 했던 곳
주민들 대다수 경주 최씨 집성촌…형님·아지매로 호칭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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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원숙(뒷줄 오른쪽) 소장을 비롯한 어르신들이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고령군민신문


찾아가는보건진료소 그 여덟 번째로 우곡면 ‘봉산보건진료소’ 를 찾았다.

봉산보건진료소는 우곡면 사무소에서 대구 방향으로 한참을 신나게 달리다보면 우곡 그린수박직판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또 그 길 위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려 조금만 차를 몰다보면 마을 안에 중심을 지키고 있는 곳이 있다.

봉산보건진료소가 바로 그곳.

지난 15일 오후.

진료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조용한 진료소 풍경에 살짝 당혹감이 밀려왔다.

대개 방문지마다 시장통 분위기가 연출되는 게 일반적인데 반해 이곳은 너무 조용했던 것.
당혹감도 잠시였다.

↑↑ 천원숙 소장
ⓒ 고령군민신문


봉산 1·2리를 비롯해 포1·2리 등 10개 관할구역을 총 책임지고 있는 천원숙(53)소장이 활짝 웃으며 반긴다.

“너무 조용하죠? 지금은 단무지 수확철이라 다들 바쁘세요. 어느 시골동네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곳 또한 가만히 앉아 계시는 분들이 없으세요”

특히 수박 수확기에는 사람구경하기조차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다들 부지런하세요. 그래서 잘사는 동네로 소문이 났나봐요” 라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천 소장은 스물다섯 꽃다운나이에 용소보건진료소에 첫발령을 받은 뒤 27년을 보내다 지난 2011년 4월에 이 곳 주민들의 새로운 구성원이 됐다.

그는 마을이장을 따라 진료소로 처음 들어서던 날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몸을 구부리고 들어선 진료소 바닥에는 지푸라기가 잔뜩 깔려 있었고, 심지어 상여가 턱하니 있더라는 것.

마치 그 옛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전설의 고향’ 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던 곳에서 1년 6개월을 보냈다.

잠시 회상에 젖어있던 그가 또 다른 에피소드를 꺼냈다.

“지금처럼 진료소 출입문이 좋지 않았을 때” 라며 말문을 열었다.

문을 덜컥 열고 들어서는 방문객들로 당황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그때 마침 진료소 문을 열고 들어서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흙을 잔뜩 뒤집어쓰신 최준연(65)어르신이 호박 고구마를 캐다 욕창을 앓고 있는 남편 분 약을 타러 오셨다.

“요즘은 바빠서 약 먹을 시간도 없다” 시며 당신 볼일만 보시고 또 급히 나가셨고 잠시 후 찰나의 침묵을 깬 건 갈비뼈 고통을 호소하며 들어오신 최판돈(76) 어르신이였다.

그는 갈비뼈 아픈데 누가 쥐황을 달여 먹으면 좋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며칠을 달여 먹어도 호전기미가 보이질 않아 다시 진료소를 찾아왔던것.

그가 나간 뒤 천 소장은 “누가 좋다고 하면 확인절차도 없이 그걸 꼭 하세요. 그럴 땐 솔직히 속이 좀 상할 때가 있어요. 언젠가 한 번은 TV에서 혈압을 양쪽에 재야한다고 했던가봐요. 다음날 오셔서는 한 쪽 팔도 재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미처 다하지 못한 동네 소개도 곁들였다.

“이 곳 주민들 대다수가 경주 최씨(70가구) 집성촌이거든요. 서로가 서로를 형님, 아지매‥로 호칭을 통일해 부르세요”

인터뷰가 끝나갈 때 쯤 사진 부탁을 하자, 그가 기다려 보라며 잠시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아지매.. 회관에 지금 사람들 많이 모여 계세요..?”

처음에는 주민들과 한 걸음더 다가가기 위해 호칭을 바꿔 부르기 시작했던 게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러워졌다고 했다.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3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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