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없거나, 있어도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읍면 사회복지직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생일상을 차려주는 사업이다.
난 읍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생일상 차려주기에는 아무리 바빠도 일정을 조정해 가면서 참여하였다.
노인복지과장으로 있을 때 이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현장을 본적은 없었기에 읍장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는 가능한 모든 사업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실상을 알고 싶어서였다.
무의탁 노인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면 비참할 정도의 생활을 하고 있다.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허술한 집에 방 한 칸을 세 들어 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번듯한 집에 살고 있는 경우라도(그 집은 대개 자녀명의로 등기되어 있거나 저당 잡혀 있어 마음대로 팔수도 없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온기도 없는 방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계시거나 전기장판을 깔고 있을 뿐이다.
간혹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경우라도 관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일러 가동은 하지 않음은 물론 전기조차 켜지 않은 채 자연채광으로 견디며 생활하고 있다.
어렵게 살다보니 찾아오는 자녀들도 없고 이웃간의 왕래도 드문 편이어서 1년에 한번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서 방문하는 복지직 공무원들을 이런 어른들은 진심으로 반기고 고마워 한다.
더욱이 읍장까지 같이 방문한다고 하면 불편한 몸으로 방을 정리하고 음식 하나라도 대접하려 애쓴다.
그래서 절대로 사전에 방문 사실을 얘기하지 말라고 해도 직원들 입장에서는 굳이 알려야 되는지 대개는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번 생일상을 차려주는데 드는 예산은 10만원이다.
보통 10만원으로 내의를 한 벌 사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무른 음식(감이나 바나나)과, 반찬종류를 사고 화장지 정도를 사면 더 이상 쓸 돈이 없다.
그 소박한 선물을 들고 사회복지 직 여직원과 함께 방문하여 상을 차려놓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면 그렇게 고마워 할 수가 없었다.
잡은 손을 놓지 않아 한동안 자리에 앉아있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사람이 그립고 정이 부족한 탓이리라.
옛날보다 훨씬 더 윤택해지고 살기 좋아졌다고 하는데 우리주변엔 이렇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