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딸기 선별하러 갔다온 이야기를 꺼내는 김 어르신은 “우리 아들이 선별장에서 일하는 걸 알면 큰일 난다”며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지난 21일 오후 귀원리를 비롯해 13개 관할구역 어르신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쌍림보건지소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김선이 어르신과 그곳 담당자들의 정겨운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최근 경북도 사무관으로 발령받았다는 김 어르신의 막둥이는 동네에서 소문난 효자다.
매일 아침·저녁 안부 전화를 비롯해 먼저 떠나보낸 누나의 몫까지 혼자서 다하는 귀한자식이다.
건강증진실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나온 이화자(73) 어르신이 최근 구입한 최신형 핸드폰을 들고 송인숙 담당자를 다급히 불렀다.
휴대폰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 마냥 즐거워 보였다.
70평생을 혈혈단신 홀로 지내온 그는 세금 고지서를 비롯해 기계 사용설명 등의 자문을 구하기 위해 쌍림보건지소를 자주 들리곤 한다.
↑↑ 이창엽 공중보건의를 비롯해 송인숙·한진숙 담당자, 김재영 치과 공중 보건의가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고령군민신문
지난 2006년 12월 2층 건물로 준공을 마친 쌍림보건지소는 현재 이창엽(33)공중보건의를 비롯해 김재영 치과공중보건의사와 한진숙·송인숙 담당자가 하루 평균 20여명의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주로 당뇨와 혈압약, 신경통, 감기약 등을 지으러 오는 한편 건강증진실에 마련된 손발 지압기, 골반교 정기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김재영 치과공중보건의는 “오래전 부모님이 떡집을 운영해온 관계로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한 어르신이 고마움의 답례로 떡을 매일 싸들고 오시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다”며 웃지 못 할 기억을 소개했다.
옆에 있던 이창엽 공중보건의도 병의 진도가 빠른 어르신들에게 큰 병원에 갈 것을 권유하다가 실랑이 끝에 결국 앰블란스를 불러 직접 큰 병원에 모셔다 드린 일화도 소개했다.
또 아무 약이나 먹어도 괜찮다는 어르신들의 고정관념 때문에 심심찮게 실랑이가 벌어지고, 그로 인해 난처한 때가 많았다고 했다.
송인숙 담당자는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잠시 다녀가는 사람과 화장실을 이용하는 주민들, 또 길을 묻는 사람들로 보건지소는 마치 어르신들의 간이 정거장과도 같은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곳뿐만 아니라 지역 내 보건지소를 비롯해 진료소에서는 심심찮게 일어나는 풍경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