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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를 앞둔 아들에게 보내는 글

에세이 산책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03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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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구
고령군민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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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한평생 세 번 만 울어야 한다.

세상에 태어 나 울고, 부모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울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라가 망할 때 운다고 한다.

탄생의 울음을 제외한 두 경우는 단순한 울음이 아니라 피를 토하는 통곡이어야 한다.

울어야 하는 상황을 구체적이고 명분 있게 제시하고 있는 대목에는 공감 한다.

그렇다고 아무리 강한 남자도 평생을 살면서 어찌 세 번 만 울겠는가. 세 번의 울음이 특정 종교의 율법처럼 엄숙히(?) 지켜야 할 가치를 갖지는 못하는 이유다.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의 하나인 눈물이 왜 남자의 덕목에서 절제를 강요받아야 하는가. 남자가 눈물이 헤퍼서는 안된다는 덕담 정도의 의미로 받아 들여도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다.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덕목을 떠올릴 겨를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쏟아 버린 사건(?)이 최근 필자에게 벌어졌다. 얼마 전 분주한 낮 시간에 작은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아빠, 이번 학기 마치고 군에 갈래"

앞뒤 없는 아들의 갑작스런 통보에 말문이 막혀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가슴이 내려앉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순간, 수십 년 전의 긴 세월을 단숨에 거슬러 빡빡머리에 검게 탄 구릿빛 얼굴의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아빠, 손님과 대화중인데 조금 있다 통화하자"

자식 입대 하겠다는 말이 어찌나 서럽던지 주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슬그머니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아들이 벌써 입대할 나이가 되었나...'

친구 아들들이 입대하고 제대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오면서 마치 이방인처럼 흘려듣기 일쑤였는데, 순간 나에게도 자식 병력문제가 현실적으로 다가 왔다.

태산을 보내도 이토록 서럽지 않았는데, 자식은 태산보다 더 징그러운 존재인가 보다. 비 맞은 승려처럼 혼자 중얼거리며 고뇌 했다.

정신을 차리고 아들에게 전화 했다.

"아들아, 한 학년 더하고 입대하는 것이 어떻겠냐?"

내심 졸업 후 현역병으로 입영하지 않고 연구원 등의 대체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입대연기를 설득 했으나, 허사였다.

"군 입대도 내 맘대로 하지 못하나"

신경질적인 투의 아들의 입대 결심은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언제가도 가야 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도리어 나를 설득했다.

결국 아들은 이달 초에 입대하기로 일정이 잡혔다.

꽃피는 춘삼월에 입대 하겠다는 아들의 강한 의지를 아비인 나로서 더 이상 연기를 종용할 명분이 없었다.

"그래,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당당히 맞서야 하겠지"

국방 의무를 추상처럼 받들어야 하는 분단국가에서 군 문제만큼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대한 남아의 기본적인 도리이지. 자식 입대를 지켜보는 부모 마음을 이제 서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아들아, 네 자식에게는 분단으로 신음하는 아픈 대물림이 단절돼 자식 입대 소식에 애비처럼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픈 독백처럼 찹찹한 심경을 다독 거렸다.

난생 처음으로 분단국가의 슬픈 국민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필자가 입대할 당시에는 의무 징집이 분단으로 빚어진 멍에란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부디 작은 아들이 성실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올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나라가 망할 때 울어야 할 마지막 눈물을 자식 입대에 미리 써 버렸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은 결코 망할 나라가 아니기에 마지막 흘릴 눈물을 아껴둘 필요가 없겠다는 판단이 현명한 결정이라 굳게 믿고 싶다.

아들아, 복무기간 동안 너는 몸으로 때우고, 엄마 아빠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 하마. 지구가 멸망해도 대한민국은 존재 한다.

평화롭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03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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