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06월 09일
↑↑ 이찬우 변호사 (고령군민신문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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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의 구조 등 선박직 승무원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15명의 세월호 선박직 전원이 구속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침몰하는 선박에서 부상을 입고 쓰러져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는 동료의 구조를 외면하고 탈출한 비정한 일부 선박직 승무원들에게는 살인죄가 적용돼 중형이 예상되고 있다.
비단 해난 사고뿐 아니라 교통사고를 내고 부상자에 대한 구조 등 후속 조치를 외면하고 달아나면 뺑소니 도주범으로 몰려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얼마 전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의 경우 가해 차량 운전자가 사고 자전거를 충돌한 적이 없다고 범죄 사실을 강하게 부인 했지만, 사고 현장을 지나던 다른 차량 블랙박스 판독 결과 사고 운전자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뺑소니 차량) 위반죄가 적용됐다.
사고 발단은 강추위가 누그러지던 올해 3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량통행이 비교적 한산한 대구 변두리 지역의 신호등 없는 네거리를 서행하던 소형 트럭이 교차로를 빠져 나오는 순간 맞은편에서 오던 자전거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넘어 지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술에 만취한 60대 남자가 뇌진탕으로 그 자리에서 숨진 사고가 발생 했다.
트럭을 몰고 가던 60대 중반의 남자 운전자는 트럭이 사고 자전거를 부딪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사고 현장을 떠나 버렸다.
사고 당시 현장 목격자가 없어 애를 먹고 있던 경찰은 사고 현장을 지나간 관광버스의 블랙박스를 입수하는 등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고 사고 조사는 활기를 띄게 됐다.
경찰은 블랙박스에 녹화된 사고 트럭을 추적한 끝에 트럭 운전자의 신원을 확보 했다.
블랙박스 녹화영상에서는 트럭이 자전거를 부딪친 듯한 장면이 담겨져 있어 경찰은 뺑소니 사고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진행 했다.
그러나 트럭 운전자는 자전거를 충돌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 조사가 난관에 부딪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블랙박스 정밀분석 결과도 트럭 운전자의 주장대로 사고 자전거가 트럭에 부딪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담당 검사의 의견은 크게 달랐다.
트럭이 자전거와 부딪히지 않았다고 해도 지나가는 트럭에 놀라 자전거가 넘어 지면서 사고가 발생 했다면 트럭 운전자에게 사고 발생의 책임이 있다고 결론짓고 운전자에게 사망자의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행위를 가중 시켰다.
다만 사고의 전적인 책임이 트럭 운전자에게 있지 않고 술에 만취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망자의 과실도 인정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위반죄(뺑소니 차량)로 불구속 기소했다.
트럭 운전자에 대한 뺑소니 죄의 성립 여부는 판사의 몫이지만, 운전자는 트럭이 자전거와 부딪힌 적이 없고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는데도 불구, 뺑소니 도주범으로 내몰린 것이 억울하다며 본 변호인에게 변론을 호소하고 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의 입장에 동정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전거가 트럭에 부딪히지 않았다 해도 눈앞에서 벌어진 사고를 목격한 즉시 차를 세우고 구호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 사건이었다.
사고 후 적절한 조치를 이행한 트럭 운전자의 과실은 그다지 중하지 않아 재판에 회부되는 상황으로 확대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본인의 과실이 없다고 생각 되더라도 어떠한 경우라도 그대로 현장을 떠나지 말고 부상자의 구호 등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일깨워준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