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문장 오운 이야기
이야기로 꾸민 우리 고장 민담·전설<5>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4년 07월 07일
|  | | | ↑↑ 권영세(아동문학가) | | ⓒ 고령군민신문 | |
남달리 뛰어난 인물은 보통 사람보다 늦게 큰 성공을 한다는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운수 지방에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것으로 늦은 나이에 크게 성공한 오운이라는 사람에 대한 것입니다.
운수 지방에는 ‘40 문장 오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자식을 키우면서 곧잘 오운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오운은 일자무식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거만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무더운 어느 여름날 오운은 마을 앞 정자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의 우거진 나뭇잎 속에서 쏟아져 내리는 매미소리에 맞추어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고는 오운의 곁으로 한 사람이 다가 왔습니다.
그 사람은 한창 낮잠에 깊이 빠져 있는 오운을 깨웠습니다.
“여보시오, 낮잠을 맛있게 주무시는데 죄송합니다만, 이 부고장을 보시고 누군지 좀 가르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마을을 찾아다니며 부고장을 전하러 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역시 오운처럼 글자를 읽을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오운은 그 사람 앞에서 자신이 까막눈이라는 것을 드러내기가 싫었습니다.
그 사람으로부터 부고장을 받아든 오운은 자기의 무식함을 숨기고는 글을 읽는 체 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우리 마을 사람이 아니니 다른 데로 가 보시오.”
오운은 거드름을 피우면서 부고장을 그 사람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러나 부고장 심부름을 온 사람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돌아갔습니다.
잠시 후에 부고장을 가지고 왔던 그 사람은 다시 마을로 들어왔습니다.
다른 마을로 가던 길에 만난 사람에게 물으니 부고장에 이름 적힌 그 사람은 이 마을에 산다고 해서 다시 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오는 그 사람을 본 순간 오운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오운의 마을 훈장이었습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오운은 무식함이 탄로날까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이 사람아! 자네는 글을 모르면 모른다고 할 것이지 어쩌자고 멀리 온 사람 고생을 시키려고 거짓말을 하였는고?”
훈장은 오운을 점잖게 꾸짖었습니다.
그 날 창피를 당한 오운은 집에 돌아와 몇 날을 두문불출하면서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는 며칠 후 마을 훈장을 찾아갔습니다.
“선생님, 지난번에는 정말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 나이 40인데 지금이라도 저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할까하오니 부디 받아주십시오.”
훈장 앞에 오운은 엎드려 큰절을 하면서 제자로 받아줄 것을 간청했습니다.
“허어! 이 사람 잘 생각했네. 모름지기 사람이라면 글을 알아야 하네. 그래야 사람노릇을 제대로 할 것이 아닌가.”
오운은 그날부터 아들뻘 되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부끄러운 줄 모르고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늦게 공부하는 지라 마음을 단단히 다져 먹은 오운은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쌓여갔습니다.
훈장의 알뜰한 가르침 따라 많은 실력을 쌓은 오운은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갔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오운은 진사에 좋은 성적으로 거뜬히 급제하였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오운은 마을 사람들을 선도하고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었습니다.
고장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오운은 모든 사람들의 칭송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오운을 두고 훗날 마을 사람들은 ‘40 문장 오운’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운의 노력과 성공담은 대기만성의 좋은 본보기로서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 이 글은 《우리 지방의 민담․전설 및 지명 유래》(88. 고령·문화원).「40 문장 오운」(정태덕)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임. |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4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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