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5-07 오전 11:00:2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검색
속보
;
뉴스 > 기고/칼럼

불씨를 살린 효부

이야기로 꾸민 우리 고장 민담·전설<8>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08월 25일
카카오톡트위터페이스북밴드네이버블로그
↑↑ 권영세(아동문학가)
ⓒ 고령군민신문


옛날 고령의 어느 마을에 아주 가난한 농부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마음씨가 매우 착하여 인근 마을까지 소문이 자자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너무 가난하여 끼니조차 이어가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다 그들의 뒤를 이을 자식하나 없으니 늘 근심이 떠날 날이 없었습니다.

부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뒷산 암자를 찾아가 정성껏 불공을 드린 끝에 10년 만에 아들을 얻었습니다.

부부는 늦게나마 얻은 아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아이가 자라 청년이 되어 결혼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비록 집안이 가난했지만 마음씨 착하고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한 청년을 서로 사위로 삼으려고 하였습니다.

농부 부부는 이웃 마을에 사는 마음씨가 아주 착하고 행실이 바른 처녀를 며느리로 맞았습니다.

아들과 며느리의 정성 어린 효도에 농부 부부는 나날이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에게는 큰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침마다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정성껏 돌보는 것과 시부모님께 매일 세끼 식사를 올리는 일이었습니다.

가난한 살림살이라 시부모님께 밥을 지어 올리고나면 남는 것이 없어 며느리는 굶기가 일쑤였습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시부모는 나날이 여위어가는 며느리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이 떠날 줄 몰랐습니다.

“얘야, 오늘은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자꾸나.” 시어머니의 말에 며느리는 여간 큰 걱정 아닐 수 없었습니다.

사실은 먹을 밥이 없어 며느리는 굶어야 할 판인데 시어머니의 말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며느리는 하는 수 없이 자기의 밥그릇 속에 조그만 그릇을 넣고 솥에 조금 남은 밥을 긁어 그 위에 담아 마치 한 그릇처럼 만들어 들고 방에 들어가 먹는 시늉만 하다 나오곤 했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며느리의 얼굴은 말이 아니게 더욱 여위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게 여긴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행동을 몰래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얘야, 오늘도 밥을 가져와 방에서 우리와 함께 먹도록 하자꾸나.”

며느리는 그 전처럼 그렇게 하여 방에 들어가 밥을 먹는 시늉을 할 때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밥그릇을 상위에 부었습니다.

그랬더니 며느리의 밥그릇 속에는 또 하나의 그릇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지극한 효성과 가난이 너무 서러워 통곡을 하였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계속되는 중에도 아들 부부는 열심히 일을 했지만 살림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가난은 계속되었습니다.

어느 날 이른 새벽, 며느리가 밥을 지으려고 부엌에 들어가니 누가 물어 부어 불씨를 꺼 놓았습니다.

“누가 불씨를 꺼버렸을까?”

며느리는 궁금하게 생각하며 이웃집에 가서 불씨를 얻어 밥을 지었습니다.

이튿날도 이른 아침에 밥을 지으러 부엌에 들어가니 또 누가 그랬는지 불씨를 꺼 놓았습니다.

“세상에 누가 나를 괴롭히려고 이런 짓을 하는 걸까? 불씨 간수를 잘못하여 이웃집에 자꾸 얻으러 가는 것이 소문나면 마을 사람들이 우리 집 흉을 얼마나 볼까? 이 일을 어쩌면 좋아?”

며느리는 큰 죄를 지은 죄인마냥 번번이 이웃집에 찾아가 불씨를 빌어 아침밥을 지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는 누가 불씨를 그렇게 하는지 몰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 누가 그런 짓을 하는지 밤잠을 자지 않고라도 기어이 내가 알아내어야겠다.” 이렇게 단단히 작정하고 며느리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척하다 남편이 잠이 들자 부엌문에 내어 놓은 구멍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잠이 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지켜보고 있는데 자정이 지나자 동자 하나가 부엌으로 들어오더니 불씨가 있는 아궁이를 향해 오줌을 누는 것이었습니다.

“옳지, 불씨를 끄고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저 동자였구나. 왜 그랬는지 이유라도 알아야겠다.”

며느리는 문을 살며시 열고 나가 그 동자를 잡으려고 하였으나 동자는 빠른 걸음으로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며느리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따라 가면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동자는 여전히 앞서 가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사연이나 알고 돌아가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있는 힘을 다해 동자를 따라 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앞서 달려가던 동자는 어느 큰 바위 밑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제 됐구나. 저 바위 속에 숨었으니 잡아서 반드시 물어보아야겠다.”

며느리는 큰 동굴처럼 생긴 그 바위 밑으로 들어가 동자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동자는 보이지 않고 동자처럼 생긴 커다란 산삼이 여러 개 놓여 있었습니다.

며느리는 너무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갑자기 흰옷을 입은 수염이 허연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지극한 너의 효성이 나를 감동케 하였느니라. 이제 내가 이 산삼을 너에게 줄 터이니 가지고 가서 생활에 보태도록 하고, 더욱 더 고운 마음으로 부모님께 효도를 하여라.”

그 말을 하고는 노인은 사라져버렸습니다.

며느리는 너무 감격하여 노인이 사라진 곳을 향해 큰 절을 몇 번이나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고는 산삼을 모두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큰 부자가 되어 시부모님들이 돌아가실 때까지 정성을 다해 모셨습니다.

또한 자손도 번창하여 이웃마을까지 부러워하는 이름 난 가문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 이 글은 《우리 지방의 민담·전설 및 지명 유래》(88·고령·문화원). 「효부 며느리」(조홍제)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임.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08월 25일
- Copyrights ⓒ고령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사설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요일별 기획
문화
생활상식
시뜨락
기자칼럼
공연/전시
사회단체
한국농어촌공사 고령지사 2026년 물관리 현장 설명회 개최  
고령 우곡수박, 전국 수박 품평회 대상 수상  
고령군, 국가유산청 방문 ... 2027년 주요 사업 예산 확보 건의  
인물 사람들
신나는 어린이날! “제20회 고령군 희망의 새싹 큰잔치”행사 개최
고령청년회의소(회장 박용빈)가 주최·주관하고 고령군이 후원한 제104회 어린이날 기념“제20회 고령군 희망의 새싹 큰잔치”행사가 5월 5일 대 
고령군, 제28회 경상북도 장애인체육대회 ‘금2, 은1, 동1’획득으로
고령군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안동시 일원에서 개최된 제28회 경상북도 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회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고령군민신문 / 주소: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월기길 1
대표이사 겸 발행인: 박병규 / 편집인: 박병규 / Tel: 054-956-9088 / Fax: 054-956-3339 / mail: kmtoday@naver.com
청탁방지담당관: 김희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병규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경북,다01425 / 등록일 :2012년 08월 24일
구독료 납부계좌 : 농협 301-0112-5465-81 예금주 고령군민신문 / 후원계좌 : 농협 301-0112-5465-81 예금주 고령군민신문
Copyright ⓒ 고령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12,259
오늘 방문자 수 : 4,606
총 방문자 수 : 59,754,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