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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 꽃으로 피다

이야기로 꾸민 우리 고장 민담·전설<10>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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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세(아동문학가)
ⓒ 고령군민신문

어느 마을에나 끝내 이루지 못한 처녀, 총각들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고령의 어느 마을에서도 끝내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은 어미닭이 병아리를 품안에 품은 듯 아름다운 산이 마을을 감싸 안고 있는 평화로운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앞에는 늘 마르지 않는 내가 흐르고 그 주위에는 기름진 들판이 펼쳐져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인심 또한 인근 마을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푸근하였습니다.

이 마을에는 한 날 태어난 나이가 꼭 같은 한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 둘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세 아이들은 계절 따라 달라지는 마을 주위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며 몸과 마음이 튼튼하게 자랐습니다.

새봄이 오면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나물을 뜯고, 여름이면 마을 앞 내에 나가 멱을 감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을이면 뒷산의 고운 단풍을 보고,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이면 골목을 뛰면서 흰 눈을 맞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아이들의 꿈도 아름답게 자라났습니다.

세 아이들은 소꿉놀이를 하면서 여자 아이는 으레 엄마가 되고, 남자 아이 둘은 서로 아빠가 되겠다고 다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서로 다투어 가면서도 세 아이들의 우정은 더욱 깊어갔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점점 자라 이제 성인이 되어 결혼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이들의 슬픈 사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 두 총각이 서로 처녀를 자기의 배필로 맞아 결혼하려고 청혼을 했습니다.

처녀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처녀로서는 두 사람 모두 어릴 때부터 흉허물 없이 가까이 지낸 탓에 어느 누구와 결혼을 해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처녀가 정한 시합을 해서 두 사람 중 이기는 사람과 결혼을 하기로 약속하고 시합은 활쏘기로 하였습니다.

시합 장소는 어릴 때 세 사람이 함께 자주 놀러 갔던 마을 뒷산꼭대기로 정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시합을 하기 위해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한참 후,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자 처녀는 두 총각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버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결혼은 한 사람과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곳에서 활을 쏴서 화살이 멀리 가는 사람과 결혼을 하겠으니 두 분은 그렇게 아시기 바랍니다.”

처녀는 눈물을 머금고 말을 다 마친 다음 미리 준비해 온 활과 화살을 두 사람 앞에 내밀었습니다. 두 총각은 활을 받아서 처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온힘을 다해 활을 쏘았습니다.

앗!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두 사람이 쏜 화살은 공교롭게도 꼭 같은 장소에 정확하게 꽂혔습니다.

처녀의 고민은 더욱 커졌습니다.

다시 다른 시합을 해서 결혼 상대를 정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참동안 곰곰이 생각한 끝에 처녀는 입을 열었습니다.

“두 분 모두 저와 결혼할 마음이 너무나 간절한 탓인지 활쏘기로는 승부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씨름을 해서 이기는 분과 결혼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처녀와 결혼하기 위해 온힘을 쏟아 서로를 넘어뜨리려고 했지만 승부가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까지도 씨름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는 처녀는 굳게 결심을 한 듯 눈물을 흘리며 두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두 사람의 우정이 이렇듯 굳게 맺어져 있으니, 나로 인하여 그 우정에 금이 가도록 할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내가 없어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니 두 분을 그렇게 아십시오,”

말을 마치고 그곳을 떠난 처녀는 근처에 있는 큰 나무의 가지에 목을 매달고 죽었습니다.

씨름에 정신이 팔려 나중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두 총각도 처녀를 따라 함께 죽어버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아름다운 우정을 기리며 정성껏 장례를 치렀습니다.

얼마 후에 세 사람의 무덤에서 이름 모를 꽃이 세 송이 피었습니다.

그들이 못다 이룬 사랑이 서렸다고 하여 이 꽃을 사랑의 꽃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이 글은 《우리 지방의 민담․전설 및 지명 유래》(88·고령·문화원).「사랑에 얽힌 이야기」(장성훈)를 바탕으로 재창작한 이야기임.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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