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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수나무에 얽힌 전설

이야기로 꾸민 우리 고장 민담·전설<11>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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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세(아동문학가)
ⓒ 고령군민신문

시골마을에는 어느 곳이나 마을 입구에는 수 백 년 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기 마련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나무를 당수나무라 부르며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었습니다.

당수나무 그늘은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모여 앉아 노는 쉼터가 되기도 하고, 마을의 중요한 일을 의논하는 회의 장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고령의 어느 마을에 있는 당수나무에 얽힌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 마을에는 마음씨가 너그럽고 착하기로 소문난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소작농을 하는 가난한 농부였지만 부지런히 일을 해서 늘 행복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많은 머슴을 거느리고 농사를 짓는 마음씨 고약하고 욕심 많은 부자도 한 마을에 살았습니다.

그는 부족한 것이 없었지만 사는 것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가난한 농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너무나 어렵게 사는 것이 한이 되어 아들만은 그렇게 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시켰습니다.

농부는 비록 가난했지만 자신의 고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들을 위하여 온갖 희생을 다 하였습니다.

농부는 힘든 일도 참고 견디며 열심히 공부하는 아들을 보는 것을 큰 낙으로 삼았습니다.

여름날 밤, 농부는 아들의 글 읽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밖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무논에서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아들의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쫓아내느라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어느 가을밤이었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달빛이 유난히 밝았습니다.

그 날도 농부의 아들은 글 읽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책을 읽는 낭랑한 목소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욕심 많은 부잣집의 무남독녀의 귀에 까지 들렸습니다.

“저렇게 맑고 고운 소리로 글을 읽는 사람은 어느 집 도련님일까? 목소리가 저리도 아름다우니 틀림없이 멋진 청년일 거야.”

처녀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창문을 열어젖혔습니다.

둥근 보름달이 맑은 가을 하늘에 둥실 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처녀는 밖으로 나와 책 읽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소리를 따라가던 처녀는 어느 새 농부 아들인 총각의 글방 가까이 닿았습니다.

총각은 창밖의 인기척에 글 읽던 것을 멈추고 창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창밖을 보니 은은한 달빛을 받으며 선녀인 듯 아름다운 한 처녀가 서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글을 읽는데 온통 정신을 쏟았던 총각은 그만 넋을 잃고 그 처녀를 바라보았습니다.

처녀 역시 낭랑한 목소리로 글을 읽던 그 총각의 늠름하고 잘생긴 모습에 순간 마음을 온통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처음 보면서도 따뜻한 눈빛을 나누던 이들은 단번에 서로의 마음이 끌려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알아챈 딸의 부모는 두 사람 사이를 떼어 놓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또한 아들의 부모도 서로의 가정형편상 도저히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그 날 이후 여러 번 만나면서 이미 결혼까지 약속한 두 사람은 서로의 부모를 설득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두 사람은 그들의 뜻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 부모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막상 떠나려고 하니 부모의 뜻을 거역한 것이 큰 불효임을 알고 두 사람을 마지막으로 부모님 앞에 꿇어 엎드려 하직 인사를 하였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저희들의 불효를 용서해 주십시오. 비록 저희들은 부모님 곁을 떠나지만 그 곳에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그 정표로 이곳에 나무를 한 그루 심어 놓겠습니다. 이 나무가 싱싱하게 잘 자라면 저희들도 금슬 좋게 잘 사는 줄 아시고, 만약에 말라 죽으면 저희들도 죽은 줄 아십시오.”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한 후 그 마을을 떠났습니다.

그들이 떠나고 나자 양가의 부모는 약속이나 한 듯 매일 그 나무를 쳐다보며 싱싱하게 잘 자라기를 마음속을 간절히 빌었습니다.

또한 자녀들이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함께 거름을 주고 정성스레 가꾸었습니다.

그러면서 부자와 가난한 농부의 사이도 아주 가까워졌습니다.

세월이 지나자 어느 덧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 어른들의 몇 아름이나 될 만큼 우람하게 자랐습니다.

그들의 부모는 물론 온 마을 사람들은 그 처녀총각이 떠나면서 한 말을 머리에 되새기면서 두 사람은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나무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복을 빌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지금도 시골마을 입구에 서 있는 당수나무는 무더운 여름날이면 짙은 그늘은 마을 사람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공깃돌놀이를 하는 멋진 놀이터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명절이 되면 마을 처녀들은 굵은 나뭇가지에 맨 그네를 타며 좋은 배필을 만나는 꿈을 키우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세월 따라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없지만, 시골마을의 당수나무는 그 마을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마을의 지킴이가 되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우리 지방의 민담․전설 및 지명 유래》(88․고령․문화원).「당수나무에 얽힌 전설」을 바탕으로 재창작한 이야기임.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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