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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가 된 봉화산의 암곰 이야기

이야기로 꾸민 우리 고장 민담·전설<13>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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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세(아동문학가)
ⓒ 고령군민신문

어느 시골 마을에 홀로 우뚝 솟은 산이 있었습니다.

이 산은 봉화산으로 정상에는 나이가 백년이 넘은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소나무의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지만, 이 이야기는 그 때 있었다는 소나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까마득한 옛날 이 소나무 밑에는 사람이 되고 싶은 암곰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암곰은 100일 동안 온갖 정성을 드려 기도를 한 끝에 드디어 소원이 이루어져 예쁜 처녀가 되었습니다.

처녀로 변한 후에도 그는 다른 곳에 가지 않고 늘 그 소나무 밑에서 살았습니다.

어느 따뜻한 봄날, 한 젊은 사냥꾼이 이 산에 왔다가 길을 잃고 여러 날을 헤매다 처녀로 변한 암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젊은 사냥꾼은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깊은 산속에서 아리따운 처녀를 만나게 되자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 동안 두려움과 굶주림에 지쳐 정신이 혼미하게 된 젊은 사냥꾼은 처녀가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로 보였던 것이었습니다.

이를 본 처녀는 재빨리 물을 가져다가 사냥꾼의 입안에 부어주고 눈을 뜨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젊은 사냥꾼은 자기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처녀를 보고는 다시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깊은 산속에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어여쁜 처녀가 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은 젊은 사냥꾼은 처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아가씨, 내가 몇 날 며칠을 굶고 길을 찾아 헤매었더니 너무 시장하구려. 그러니 먹을 것을 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처녀는 그 말을 듣고는 젊은 사냥꾼을 향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먹을 것을 금방 준비할 수는 있겠으나…….”

처녀는 말문을 열었으나 끝까지 다하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요?”

젊은 사냥꾼은 처녀가 말을 끝까지 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궁금하였습니다.

“내가 준비한 음식을 먹는다면 당신은 평생을 나와 함께 살아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처녀의 말을 들은 젊은 사냥꾼은 집에 있는 부모와 처자식이 머리에 금방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굶주림에 지친 지금은 우선 먹고 보자는 생각으로 얼른 먹을 것을 달라고 했습니다.
젊은 사냥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처녀는 두 볼을 살짝 붉히며 가볍게 미소 짓고는 쏜살같이 달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에 돌아온 처녀의 양손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가득 담긴 바구니가 들려있었습니다.

“자, 여기 맛있는 음식을 가져왔으니 얼른 배불리 드십시오.”

젊은 사냥꾼은 처녀가 가지고 온 음식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그러고는 식곤증이 나서 나무그늘에 누워 금세 코를 골며 깊은 잠속에 빠졌습니다.

세상모르게 한숨 자고 난 젊은 사냥꾼이 정신을 차려보니 아늑한 동굴 속이었습니다.

젊은 사냥꾼이 깊이 잠든 새 처녀가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사냥꾼과 처녀는 자신들의 과거는 잊고 굴속에서 오순도순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런 생활이 일 년쯤 지나자 젊은 사냥꾼은 갑자기 집에 두고 온 늙은 부모와 처자식이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을 빠져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사냥꾼은 하는 수 없이 처녀가 어딜 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래야만 이 동굴을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우리가 먹을 것이 다 떨어졌으니 먹을 것을 구해올 게요. 내가 올 때까지 당신은 꼼짝 말고 이 동굴 속에 있어야 해요. 내가 없는 사이에 당신이 만약 이 동굴을 빠져나갔다가는 반드시 내 손에 잡혀 죽을 것이니 그리 아세요.”

처녀는 이렇게 젊은 사냥꾼에게 엄포를 놓고는 동굴 밖으로 금세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사냥꾼은 죽음을 각오하고 이 틈을 타서 동굴 밖으로 빠져나가 산 밑에 있는 마을로 달려갔습니다.

이런 줄도 모르고 처녀는 먹을 것을 잔뜩 마련하여 동굴로 돌아와 보니 사냥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깜짝 놀라 산속을 이리저리 찾아보았지만 사냥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젊은 사냥꾼과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았던 처녀는 너무나 허탈했습니다.

처녀는 미친 듯이 울부짖었습니다.

온산을 쩡쩡 울리는 그 소리는 곰의 우렁찬 울음소리였습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은 처녀는 산속 곳곳을 찾아 헤매었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희망을 잃은 처녀는 산 정상에 있는 큰 소나무 가지에 목을 매고는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젊을 사냥꾼은 마을 사람들에게 산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마을의 힘센 장정 몇 사람이 그 처녀를 찾으러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한참을 올라가자 산 정상의 큰 소나무가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그 소나무 가지에는 목이 매달려 죽어있는 암곰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봉화산 아랫마을에는 이상한 풍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혼기에 찬 마을 처녀들이 하루에 한 번씩 100일 동안을 아무도 모르게 혼자 그 소나무 아래 가서 빨리 좋은 곳으로 시집가게 해 달라고 빌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여 시집을 가더라도 먼 곳으로 가야 남편에게 소박을 맞아 헤어지지 않고 백년해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마을 처녀들은 아주 멀리로 시집을 간다는 전설이 전해져온다고 합니다.

※ 이 글은 《우리 지방의 민담․전설 및 지명 유래》(88․고령․문화원).「봉화산의 처녀곰」을 바탕으로 재창작한 이야기임.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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