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5-07 오전 11:00:2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검색
속보
;
뉴스 > 기고/칼럼

세상에는 비밀이란 없어

이야기로 꾸민 우리 고장 민담·전설<14>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12월 22일
카카오톡트위터페이스북밴드네이버블로그
↑↑ 권영세(아동문학가)
ⓒ 고령군민신문

옛날에 고령의 어느 마을에 남부럽지 않게 사는 부자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품행이 단정하고 학식이 풍부하였습니다.

노인은 팔도강산을 유람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마침 그 마을에는 여러 곳을 두루 다니며 가정에 필요한 물건을 파는 보부상이 한 사람 있었습니다.

부자 노인은 보부상에게 안내를 부탁하여 명승지 구경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보부상은 자기가 다니면서 보았던 이름난 곳을 부자 노인에게 안내하였습니다.

집을 떠나 한 달쯤 지나면서 보부상은 부자 노인이 지닌 재물에 욕심이 났습니다.

명승지 몇 군데를 더 구경하고는 무구 구천동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보부상은 부자 노인의 물건을 모두 빼앗고 그를 절벽 낭떠러지로 떨어뜨렸습니다.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보부상은 수개월 후에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부자 노인의 자녀들은 혼자서 돌아온 보부상을 보고 아버지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아니, 함께 가신 아버님은 어찌 되었습니까?”

“예, 어르신은 금강산 구경을 가신다고 해서 서울에서 헤어졌습니다.”

보부상은 자기가 저지른 짓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그러자 부자 노인의 가족들은 그런 줄로만 알고 돌아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며칠 후 어느 날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전라도 무주 구천동에 사는 한 청년이 부자 노인이 떨어진 낭떠러지 절벽의 중턱 길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 때 흰 옷을 입은 노인 한 사람이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청년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여보게 젊은이, 잠깐 쉬었다 가게.”

“예, 어르신 그렇게 하겠습니다.”

젊은이는 바쁘게 가야했지만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그의 곁에 앉았습니다.

노인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청년에게 또 한 가지 간청을 하였습니다.

“젊은이, 나는 오늘밤 날이 새기 전에 경상도 고령까지 가야 하는데 자네가 동행해 주었으면 좋겠네.”

“마침 저도 그쪽으로 가는 길인데 그 먼 곳까지 오늘밤 중으로 갈 수가 있겠습니까?”
“자네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내 뒤만 따르면 되네.”

노인의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두 사람은 목적지 마을에 닿았습니다.

아직도 밤인지라 주위가 깜깜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 한 집에 등불이 켜져 있고 집안에서 곡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바로 저 집이 내가 갈 곳이네. 함께 와 주어서 정말 고맙네.”

“아닙니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노인이 들어가는 집안으로 청년도 뒤 따라 갔습니다.

집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노인을 알아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청년은 혹시 내가 귀신에 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사랑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그곳은 나중에 가면 되고 시간이 다급하니 자기를 따라 오라고 했습니다.

노인을 따라 간 그곳은 제사를 지내는 몸체 방인 정침이었습니다.

푸짐하게 차려놓은 제물상 앞에서 곡소리가 울려 퍼지고 술잔을 올리며 축문을 낭독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웬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나는 그 때 이 어른과 같이 길을 떠났으니 술을 한 잔 올리겠습니다.”

말은 마친 그 사람은 상머리에 서는 것이었습니다.

그를 본 순간 노인이 깜짝 놀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놈이 다시 나를 해치려고 왔구나.”

노인은 금세 사라져 버렸습니다.

노인이 사라지자 귀신이 남의 눈을 속이려고 부리던 환술이 없어진 것처럼 사람들의 눈에 청년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제주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이 놈, 죽일 놈이로다.”하고 외치면서 청년을 끌어냈습니다.

오늘이 바로 이 집 어른이 집을 나간 지 일 년 동안 소식이 없자 죽었다고 생각하고 한 돌 만에 지내는 제삿날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청년을 끌어내려고 하는데 노인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노인의 간곡한 만류로 청년을 사랑방에 들어가게 하였습니다.

정신을 가다듬은 청년은 무주 구천동에서 일어난 일을 자세히 말하였습니다.

상머리에 안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난 사실과 청년의 말이 서로 일치가 되어 이 사실을 관가에 알렸습니다.

관가에서는 증거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흐지부지 넘어갈 지경이 되었습니다.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수차례 억울함을 호소하자 관가에서는 그 때 함께 갔던 보부상을 불러 심문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본인의 자백을 받아내게 되었습니다. 보부상은 노인의 물건을 빼앗고 절벽에서 밀어뜨려 죽게 한 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노인의 가족들은 영혼이라도 모시려고 무주에 사는 청년과 함께 그곳으로 찾아갔습니다.

노인을 밀어뜨렸다는 절벽 밑 나뭇가지에 헤어진 옷과 백골이 걸려 있었습니다.

노인의 가족들은 그것을 정성껏 수습하여 선산에 안장하였습니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옛날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우리 지방의 민담․전설 및 지명 유래》(88·고령·문화원).「유람길에서 저승길로」를 바탕으로 재창작한 이야기임.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4년 12월 22일
- Copyrights ⓒ고령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사설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요일별 기획
문화
생활상식
시뜨락
기자칼럼
공연/전시
사회단체
한국농어촌공사 고령지사 2026년 물관리 현장 설명회 개최  
고령 우곡수박, 전국 수박 품평회 대상 수상  
고령군, 국가유산청 방문 ... 2027년 주요 사업 예산 확보 건의  
인물 사람들
신나는 어린이날! “제20회 고령군 희망의 새싹 큰잔치”행사 개최
고령청년회의소(회장 박용빈)가 주최·주관하고 고령군이 후원한 제104회 어린이날 기념“제20회 고령군 희망의 새싹 큰잔치”행사가 5월 5일 대 
고령군, 제28회 경상북도 장애인체육대회 ‘금2, 은1, 동1’획득으로
고령군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안동시 일원에서 개최된 제28회 경상북도 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회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고령군민신문 / 주소: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월기길 1
대표이사 겸 발행인: 박병규 / 편집인: 박병규 / Tel: 054-956-9088 / Fax: 054-956-3339 / mail: kmtoday@naver.com
청탁방지담당관: 김희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병규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경북,다01425 / 등록일 :2012년 08월 24일
구독료 납부계좌 : 농협 301-0112-5465-81 예금주 고령군민신문 / 후원계좌 : 농협 301-0112-5465-81 예금주 고령군민신문
Copyright ⓒ 고령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12,259
오늘 방문자 수 : 6,297
총 방문자 수 : 59,756,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