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끈기로 잡은 백여우
이야기로 꾸민 우리 고장 민담·전설<26>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5년 04월 30일
|  | | | ↑↑ 권영세(아동문학가) | | ⓒ 고령군민신문 | |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농부가 한 사람 살았습니다.
그는 매우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담력과 끈기가 대단하기로 소문 난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는 뒷산골짜기의 산기슭에 있는 밭에서 혼자 김을 매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근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에 일손을 멈추고 살금살금 가까이 다가가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놀랍게도 백여우 한 마리가 사람의 두골을 돌에다 열심히 갈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갈다가 제 머리에 써보고는 다시 그와 같은 행동을 되풀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 놈이 사람으로 둔갑하여 사람들을 놀릴 것이다.’
농부는 자기 밭에 돌아와 다시 김을 매고 있노라니까 곱게 차려입은 낯선 여인 한 사람이 걸어와 그의 곁에 멈춰 서는 것이었습니다.
여인은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예뻤습니다.
농부는 인적이 드문 산골짜기에서 예쁜 여인을 대하고 보니 순간 마음이 이상해졌습니다.
온통 그에게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여인은 농부를 유혹하며 자기와 함께 가자고 꾀었습니다.
“농부님, 이곳에서 혼자 고생하지 마시고 저와 함께 가십시다.”
“낭자, 저 아래 골짜기로 먼저 내려가시오. 그러면 내가 곧 뒤따라가겠소.”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에 잠시 동안 혼이 나갔던 농부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습니다.
정신이 돌아온 농부는 몇 시간 전에 사람이 두골을 갈고 있던 백여우가 생각났습니다.
‘저것이 틀림없이 아까 그 여우일 게야.’
여인은 무척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며 앞 서 내려갔습니다.
농부는 여인의 뒤를 바짝 따라갔습니다.
손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간 농부는 들고 있던 호미로 여인의 뒤통수를 힘껏 내리쳤습니다.
그랬더니 여인은 백여우로 변하여 쏜살같이 도망쳐버렸습니다.
이튿날 농부는 전날 김을 매던 뒷산골짜기에 있는 밭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가는 도중에 자기 선산을 바라보니 무덤에서 흙먼지가 날아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농부는 얼른 달려가 보았습니다.
어제 농부에게 뒤통수를 맞고 도망친 그 백여우가 조상의 무덤을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농부는 백여우를 잡아야겠다고 근처에 있는 칡넝쿨로 올가미를 만들어 한쪽 끝을 나뭇가지에 묶었습니다.
그런 다음 발을 굴려서 인기척을 내었습니다.
놀란 백여우는 올가미가 쳐져 있는 것을 보고는 그것을 피해 달아났습니다.
다음 날도 걱정이 된 농부는 조상의 무덤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 못된 백여우란 놈이 농부를 놀리기라도 하듯 또 그곳에서 장난을 하고 있었습니다.
화가 난 농부는 집으로 돌아와서 바가지로 만든 두레박에 백여우의 머리에 알맞도록 구멍을 뚫어 다시 무덤으로 갔습니다.
농부는 백여우가 무덤을 파고 들어간 구멍에 두레박을 덮어씌우고 발을 굴렀습니다.
깜짝 놀란 백여우가 무덤 밖으로 나오려다 바가지로 만든 두레박을 뒤집어썼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은 백여우는 도망을 가지 못하고 한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마을까지 내려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몽둥이로 백여우를 잡으려고 달려들었습니다.
여우는 이리저리 뛰다가 담벼락에 부딪혔습니다.
머리에 뒤집어 쓴 바가지가 깨어지면서 앞이 훤하게 보이게 된 백여우는 산으로 도망을 하였습니다.
혼이 난 백여우는 그 후로는 어른들의 무덤은 파헤치지 않고 애장터(어린 아이의 무덤)만을 골라서 파헤쳤습니다.
그 시절에는 홍역으로 어린 아이들이 일찍 세상을 많이 떠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농부 때문에 불쌍한 아이들의 시신이 훼손되는 일이 자꾸 일어난다고 불평이 대단하였습니다.
한편 농부는 그 백여우 때문에 마을 사람들로부터 원망을 듣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억울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든지 그 백여우를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농부는 밤마다 울창한 숲에 나타나는 백여우를 잡기 위해 온갖 궁리를 다했습니다.
그러나 꾀가 많은 백여우를 쉽게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깨소금으로 떡을 만들어 백여우를 유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첫날밤에는 백여우도 농부의 꾀에 넘어가지 않고 깨소금 떡을 하나도 먹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은 맛만 조금 보고 갔습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깨소금 떡을 먹어보니까 맛이 너무 좋았던지 백여우는 계속 그곳을 찾아왔습니다.
깨소금 떡에 정신이 팔린 백여우는 결국 농부의 손에 잡혀 죽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꾀가 많은 짐승이라도 사람의 지혜와 끈기는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우리 지방의 민담․전설 및 지명 유래》(88. 고령문화원).「사람을 속이는 여우」(조용찬)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임. |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5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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