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년선생 추모 전국백일장 ‘대상작’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5년 05월 19일
*거울*
나는 거울 앞에 서서 하루를 보내곤 했다 하루를 나는 눈을 코에 끼워 맞추기도 코를 입에, 끼워 맞추기도 했다 반나절이 남으면 얼굴 위에 피어난 얼룩을 세곤했다 거울에 비친건 항상 같았다 나는 나를 내 일상에서 빼내올 자신이 없다 거울 속에서 나는 자라났다 내 날개뼈가 들썩이는, 그 순간에도 나는 거울 속이었다 뼈가 자라나는 소리가 연신 무릎에서 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머리가 보이지 않아, 구부정하게 날개뼈를 접었다 거울을 닦은 날은, 얼룩을 셀 수 없어 비슷한 눈코입을 가져와 끼워 맞추기 시작했다 손은 뭘해야 하는지 몰라 멀뚱멀뚱 굽어만 갔다 거울에서 내손을 대신해 비슷한, 닮은 손이 자라났다 거울에서 자란 손은 굽어버린 내 손을 위로했다 나 대신 머리를 빗겨주었다 머리도 땋으려다가 신발장 속 내 구두를 보더니 그만두었다 창밖은 날씨가 좋았다 나는 거울 속이 좋았다 거울에서 자란 손이 나를 꼭 안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