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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로 환생한 어머니께 효도한 아들(2)

이야기로 꾸민 우리 고장 민담·전설<27>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5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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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세(아동문학가)
ⓒ 고령군민신문

<지난호에 이어>
한편 고개 너머 사는 최씨의 딸은 이른 새벽에 부엌에서 밥을 짓다가 집안으로 성큼 들어서는 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최씨의 딸은 소스라치게 놀라 뒷걸음질을 치다가 자세히 보니 친정집 개인지라 아버지를 본 듯 반가워서 달려들어 개를 쓰다듬어주었습니다.

그러자 개는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자꾸만 딸의 뒤로 몸을 숨기려는 듯했습니다.

최씨의 딸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개에게 따뜻한 밥을 주었지만 개는 먹지 않고 또다시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마루 밑에 들어가 숨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최씨 집에 스님 한분이 지나가다가 들렀습니다.

“여보시오. 주인장 안에 계시오.”

마침 사랑에서 잠깐 낮잠을 자려던 최씨는 방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아니, 스님 무슨 일이시온지 어서 들어오십시오.”

스님을 방안으로 모시려고 하자 그는 그 자리에 선 채로 최씨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습니다.

“아니! 스님 제 얼굴을 왜 그렇게 쳐다보십니까?”

“허허, 당신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구려.”

말을 마친 스님은 단장을 짚고 선채로 아무 말 없이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스님, 제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니 무슨 말씀이신지요?”

최씨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며 스님에게 되물었습니다.

스님은 단장을 들어 마당을 몇 번 가볍게 찍더니 천천히 걸을 옮겨 마루에 걸터앉았습니다.

“댁에 개 한 마리가 있었지요.”

“아니, 스님께서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그 개가 며칠 전에 자취를 감췄을 텐데…….”

최씨는 너무나 의아해서 스님 곁에 바짝 다가앉았습니다.

스님은 한참동안 눈을 감고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쯧쯧쯧 당신의 불찰이외다. 그 개는 바로 돌아가신 당신의 어머니가 환생하여 당신의 집을 지켜주려고 오셨거늘 어찌 그 개를 잡아먹으려 했소.”

“뭐라고요. 그 개, 개가 어, 어머님이라니.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최씨는 스님의 말에 기겁을 해서 그의 옷자락을 붙들고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하던 말을 계속했습니다.

“그 개는 지금 고개 너머 당신의 딸네 집에 숨어 있으니 얼른 모셔다가 효성을 다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가문의 대가 끊어지고 말 것이외다.”
말을 마친 스님은 표연히 마을을 떠났습니다.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넋을 잃고 서 있던 최씨는 부랴부랴 내를 건너 누이에게 달려갔습니다.

이 사연을 전해들은 누이도 펄쩍 뛰었습니다.

두 사람은 얼른 정신을 가다듬고 개가 숨어 있다는 최씨의 딸네 집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딸네 집에 이르자 말자 최씨는 딸의 인사는 받지도 않고 숨이 턱에 닿아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얘야, 어, 어머님이 어디 계시느냐?”

“어머님이라뇨?”

딸은 영문을 모르는 터라 그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어머니, 아니 할머니 말이다. 지금 어디 계시니?”

“네. 할머니라뇨?”

“아, 저기 계시는 구나. 어머니, 어머니!”

최씨는 마루 밑에 웅크리고 숨어 있는 개를 발견하자 울부짖듯 어머니라고 부르며 마루 밑으로 기어들어갔습니다.

고모의 입을 통해 자초지종을 듣고 난 최씨의 딸은 그 제사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습니다.

최씨는 개를 두 팔로 감싸 안고 조심스레 마루 밑을 나왔습니다. 그

길로 최씨는 개를 없고 딸네 집을 나왔습니다.

“어머님, 소자의 불효를 용서하십시오. 어머님 살아계실 때 다하지 못한 효성을 이제부터라도 해드리겠습니다. 제 허리가 부러지더라도 이 등에 업혀 팔도유람부터 두루두루 하십시다.

최씨는 어머니가 환생한 개를 업고 방방곡곡의 명승지를 찾아다녔습니다.

이름 난 명승고적과 소문난 명산고찰 하나 빠짐없이 돌아다니다가 보니 최씨는 그만 몸이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개를 업은 채 고향 가까운 곳에서 잠시 쉬는 동안 최씨는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최씨가 잠을 깨어보니 분명 등에 업고 있었던 개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최씨는 벌떡 일어나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다가 그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개는 앞발로 흙을 긁어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자는 듯이 죽어 있었습니다.

최씨는 어머니를 부르며 슬피 울다가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습니다.

최씨는 그 자리에 커다란 묘를 정성들여 만들고 장사를 지내어 어머니의 혼을 그곳에 모셨습니다.

그 후로 최씨의 가세가 날로 번창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끝>

※ 이 글은 《우리 지방의 민담․전설 및 지명 유래》(88·고령문화원).「부모에게 효도하라」(오태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임.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5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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