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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들…〈3〉 박찬동·김학수 부부

“전사했다던 남편이 기적처럼 돌아왔죠”

6.25때 전사통지서 받고도 “살아있다” 강한 믿음
포로로 잡혀갔다 구사일생 돌아와 가족품에
전쟁통 절망과 시련 딛고 65년 세월 함께 고락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5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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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십 평생 남편과 그 흔한 사진 한 장 함께 찍지 못했다는 김학수·박찬동 부부가 처음으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 고령군민신문

전쟁터에서 전사통지서와 함께 유골이 도착했는데도, 남편은 죽지 않았다는 신념으로 버티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온 남편과 함께 노년에 아름다운 여생을 보내고 있는 부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고령군 대가야읍에 거주하고 있는 박찬동(86)·김학수(82)부부.

김 여사는 “가족을 지키고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여자의 숭고한 희생이 있기에 가능할 것입니다”라며 지난 6.25전쟁에서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에 절망의 낭떠러지로 떨어졌다가 죽지 않았다는 신념에 하늘이 감동해 남편이 살아서 돌아왔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고령군 운수면 화암리 한 작은 교회에서 반주를 맡고 있던 열여덟 소녀였던 김학수 여사는 세상 떠나기 전 막내가 결혼하는 걸 보고 싶다는 시어머니의 소망과 어른들의 주선으로 스물 한 살의 젊은 청년 박찬동 옹을 만나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않고 연지곤지를 찍었다.

그는 1950년 한국전쟁 중이던 그해 겨울 남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 여사는 남편과 생이별을 했던 1952년 3월의 봄날을 기억했다.

남편은 자신의 형님이 들고 온 입대 통지서를 받아 들고 그 해 3월 7일 국군 제2훈련소에 입대, 최전방에 배치 받아 전쟁터로 향했다.

그로부터 1953년 7월 27일 휴전을 하고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생사도 알 길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뒤 사단과 육군본부, 연대에서 비보를 알리는 ‘전사통지서’가 연달아 집으로 도착했다.

그때마다 미어지는 가슴을 붙잡고 한없이 통곡하며 목 놓아 울었다는 김 여사.

그로부터 몇 달 후, 그는 봉덕골 절에 유골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동네 사람들은 모두 남편이 죽었는데 상복을 입지 않는다고 그에게 손가락질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사람이 이렇게 쉽게 세상과 등질 사람이 아닙니다”라며 남편의 사망을 강하게 부정했다.

어느 날 친정집을 찾았지만, 친정어머니는 물 한잔 안 건네고 자신을 돌려보냈다면서 당시를 회고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당시 어머니는 아들이 죽고 과부된 며느리와 살면서 또 다시 딸까지 과부가 된 것에 대한 심경에 물 한잔 먹이지 않고 되돌려 보내게 된 가늠할 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으로 짐작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11명의 대가족을 부양하느라 두 손은 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를 심고 돌아온 날 저녁에 죽은 남편이 살아서 돌아왔다.

전쟁포로로 있다가 포로교환 때에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돌아오게 된 것.

남편이 살아서 돌아온 날 마을은 그야말로 잔치 분위기였으며, 새벽녘까지 계속된 잔치 속에서 그는 어른들 눈치 보느라 남편 손 한번 잡아보지 못했고, 이튿날에서야 비로소 남편 얼굴을 제대로 보게 됐다면서 하늘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쁨도 잠시였다. 남편은 남은 군 복무를 위해 군대로 되돌아갔고, 5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제대를 하게 됐다.

전쟁터에서 죽었다는 절망의 시련의 시간을 딛고 살아서 돌아온 남편과 함께 65년의 세월을 같이 보내고 있는 김 여사의 얼굴엔 그 옛날의 고통을 머금고 이제는 화사한 행복의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5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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