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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앞에서 짝짝꿍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65호입력 : 2016년 0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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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군민신문 


엄마 앞에서 짝짝꿍


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
요즘, 새삼스럽게 이 노래를 자주 불러본다.

봄이라 새로움이 차오르면서 마음은 천하에 못 할 것도 없고 안 될 것도 없는 듯하지만, 잠자리 들기 전의 기도시간에는 항상 2%가 부족한 가슴이 허전하다 못해 멘붕(mental breakdown) 상태로 치달아 가기가 다반사다.

답답한 마음을 시원한 동치미처럼 진정시킬 콧노래가 ‘엄마 앞에서 짝짝꿍’이다.
반세기(50년) 전에 콧물 닦을 하얀 수건을 가슴에 달았던 꼬마둥이가 고우시고 이모님 같았던 선생님을 따라 부르며 배워서, 자랑스럽게 엄마 앞에서 율동과 함께 불러드렸던 이 노래를 부르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곤 한다.

인권(人權)이랑 평등사상 등을 이야기하기엔 무엇인가 약간 부족한 시기였기에, 할아버님이나 할머니 앞에서 항상 죄인처럼 두 손을 모우고 고개를 약간 숙이시고 조용히 꾸중을 듣고 계시던 어머니께 이 노래를 불러드리면서 재롱을 피우는 것을 엄청 큰 잘한 일로 생각하고 자주 불러드렸었다.

지금부터 350여 년 전의 숙종(肅宗) 임금께서 삼남지방을 내려와 민정을 암행으로 살피시며 장수의 한 마을을 지나는데, 구슬피우는 소리와 노래 소리가 같이 들려와 ‘괴이쩍은 일이로다’ 라고 생각이 들어, 방문 가까이 가서 손가락에 침을 발라 문구멍을 뚫고 방안을 엿보니, 허어! 더더욱 괴상망칙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방 가운데 고기 조금하고 밥 한 그릇과 술 한 잔을 올려놓은 소반이 놓여 있고, 그 소반(小盤) 앞에 앉은 한 노파(老婆)가 구슬피 울고 있는데 의관을 정제한 젊은 선비 한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있고, 거기다 여중(女僧)은 너울너울 춤을 추어 소위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당시 풍속으로 이것은 ‘나라 기강을 헤칠까?’까지 걱정이 되어 숙종 임금은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노기충천(怒氣怒衝天)한 물음으로 사연을 들어보니, 무릎을 꿇고 엎드려 아뢰는 남자의 말이
“ 오늘 저희 노모님의 생신일인데 집이 너무 가난하여 생신 상을 차려 드릴 돈이 없어 궁리한 것이 제 집사람 머리를 깎아 달비를 만들어 팔아 간소하나마 어머님 생신 상을 차렸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아신 어머님께서는 며느리가 신중처럼 머리를 깎은 일이 가슴 아프고 고맙기도 하여 울고 계시고, 저는 어머님 생신에 노래가 없어서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노래를 부르고, 아내는 노래에 춤이 있어야 된다고 하여 춤을 추고 있습니다.” 하고 아뢰는 것이 아닌가?

감동을 받은 숙종께서 별시(別試)가 곧 있을 것이니 준비하라 하시고 한양으로 떠났고, 정말로 갑자기 별시 과거(科擧)가 실시되었는데 시제를 보니 “儒歌 僧舞 老人哭 (즉 선비는 노래하고 신중은 춤을 추고 노인은 슬피 운다.)”였으니 그 선비는 거뜬히 합격함은 물론, 고향의 원님이 되어 어머님을 편히 잘 모셨다고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다.

그 토록 총명하시고 당당하시던 어머님이 전화를 통하여 흩어진 말씀을 자주 하신다.
그 중에 가장 많은 말씀이 “밥은 챙겨 먹었냐?”와 “아버지께 인사 다녀왔느냐?”이시니 어떻게 보면 흩은 말씀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선친 묘소를 매일 찾아뵙지도 않으며, 매 끼니마다 어머님께 문안 전화를 못 드린 못난 이 아들이 흩어진 말씀으로 받아 드리고 있음을 느끼고 후회하는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언제고 어머님이 그 길을 가시고 나서, 값없는 눈물을 흘릴까 염려되어 오늘도 ‘엄마 앞에서 짝짝꿍’을 한 없이 부르며 잠이 든다.
“도리도리 짝! 짝! 꿍!.”

수필가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65호입력 : 2016년 0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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