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6-29 오전 10:23:0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검색
속보
;
뉴스 > 기고/칼럼

엄마 앞에서 짝짝꿍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65호입력 : 2016년 03월 15일
카카오톡트위터페이스북밴드네이버블로그
 
ⓒ 고령군민신문 


엄마 앞에서 짝짝꿍


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
요즘, 새삼스럽게 이 노래를 자주 불러본다.

봄이라 새로움이 차오르면서 마음은 천하에 못 할 것도 없고 안 될 것도 없는 듯하지만, 잠자리 들기 전의 기도시간에는 항상 2%가 부족한 가슴이 허전하다 못해 멘붕(mental breakdown) 상태로 치달아 가기가 다반사다.

답답한 마음을 시원한 동치미처럼 진정시킬 콧노래가 ‘엄마 앞에서 짝짝꿍’이다.
반세기(50년) 전에 콧물 닦을 하얀 수건을 가슴에 달았던 꼬마둥이가 고우시고 이모님 같았던 선생님을 따라 부르며 배워서, 자랑스럽게 엄마 앞에서 율동과 함께 불러드렸던 이 노래를 부르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곤 한다.

인권(人權)이랑 평등사상 등을 이야기하기엔 무엇인가 약간 부족한 시기였기에, 할아버님이나 할머니 앞에서 항상 죄인처럼 두 손을 모우고 고개를 약간 숙이시고 조용히 꾸중을 듣고 계시던 어머니께 이 노래를 불러드리면서 재롱을 피우는 것을 엄청 큰 잘한 일로 생각하고 자주 불러드렸었다.

지금부터 350여 년 전의 숙종(肅宗) 임금께서 삼남지방을 내려와 민정을 암행으로 살피시며 장수의 한 마을을 지나는데, 구슬피우는 소리와 노래 소리가 같이 들려와 ‘괴이쩍은 일이로다’ 라고 생각이 들어, 방문 가까이 가서 손가락에 침을 발라 문구멍을 뚫고 방안을 엿보니, 허어! 더더욱 괴상망칙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방 가운데 고기 조금하고 밥 한 그릇과 술 한 잔을 올려놓은 소반이 놓여 있고, 그 소반(小盤) 앞에 앉은 한 노파(老婆)가 구슬피 울고 있는데 의관을 정제한 젊은 선비 한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있고, 거기다 여중(女僧)은 너울너울 춤을 추어 소위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당시 풍속으로 이것은 ‘나라 기강을 헤칠까?’까지 걱정이 되어 숙종 임금은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노기충천(怒氣怒衝天)한 물음으로 사연을 들어보니, 무릎을 꿇고 엎드려 아뢰는 남자의 말이
“ 오늘 저희 노모님의 생신일인데 집이 너무 가난하여 생신 상을 차려 드릴 돈이 없어 궁리한 것이 제 집사람 머리를 깎아 달비를 만들어 팔아 간소하나마 어머님 생신 상을 차렸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아신 어머님께서는 며느리가 신중처럼 머리를 깎은 일이 가슴 아프고 고맙기도 하여 울고 계시고, 저는 어머님 생신에 노래가 없어서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노래를 부르고, 아내는 노래에 춤이 있어야 된다고 하여 춤을 추고 있습니다.” 하고 아뢰는 것이 아닌가?

감동을 받은 숙종께서 별시(別試)가 곧 있을 것이니 준비하라 하시고 한양으로 떠났고, 정말로 갑자기 별시 과거(科擧)가 실시되었는데 시제를 보니 “儒歌 僧舞 老人哭 (즉 선비는 노래하고 신중은 춤을 추고 노인은 슬피 운다.)”였으니 그 선비는 거뜬히 합격함은 물론, 고향의 원님이 되어 어머님을 편히 잘 모셨다고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다.

그 토록 총명하시고 당당하시던 어머님이 전화를 통하여 흩어진 말씀을 자주 하신다.
그 중에 가장 많은 말씀이 “밥은 챙겨 먹었냐?”와 “아버지께 인사 다녀왔느냐?”이시니 어떻게 보면 흩은 말씀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선친 묘소를 매일 찾아뵙지도 않으며, 매 끼니마다 어머님께 문안 전화를 못 드린 못난 이 아들이 흩어진 말씀으로 받아 드리고 있음을 느끼고 후회하는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언제고 어머님이 그 길을 가시고 나서, 값없는 눈물을 흘릴까 염려되어 오늘도 ‘엄마 앞에서 짝짝꿍’을 한 없이 부르며 잠이 든다.
“도리도리 짝! 짝! 꿍!.”

수필가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65호입력 : 2016년 03월 15일
- Copyrights ⓒ고령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사설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요일별 기획
문화
생활상식
시뜨락
기자칼럼
공연/전시
사회단체
‘사람 내음 가득한 전통시장 – 넉넉한 정(情)이 함께하는 고령 대가야시장’  
(사)경북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고령군지부, ‘제3회 발달장애인 자기권리주장대회’개최!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한 힐링의 시간 “행복충전”자원봉사자 힐링 아카데미  
인물 사람들
고령 합가리, 대가야토기 최대생산지 현장공개
고령군은 대가야 최대규모의 토기가마로 알려진 고령 합가리 토기가마유적에 대한 3차 발굴조사 성과에 대한 현장공개 행사를 6월 26일 개최하였다 
2026 고령군수배 대가야 전국철인3종대회 잠정 연기
고령군은 오늘 6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개최 예정이던 2026 고령군수배 대가야 전국철인3종대회를 낙동강 녹조 발생에 따른 수질 악화 
회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고령군민신문 / 주소: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월기길 1
대표이사 겸 발행인: 박병규 / 편집인: 박병규 / Tel: 054-956-9088 / Fax: 054-956-3339 / mail: kmtoday@naver.com
청탁방지담당관: 김희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병규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경북,다01425 / 등록일 :2012년 08월 24일
구독료 납부계좌 : 농협 301-0112-5465-81 예금주 고령군민신문 / 후원계좌 : 농협 301-0112-5465-81 예금주 고령군민신문
Copyright ⓒ 고령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13,945
오늘 방문자 수 : 7,319
총 방문자 수 : 60,303,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