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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조금 더 기다리소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69호입력 : 2016년 0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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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군민신문 


영감 조금 더 기다리소

한식(寒食)일을 맞이하여 어머님의 고향 방문이 있었다.
지난 대선(大選) 때 “국민이 투표를 안 하면 되냐?”시며 갑자기 어머님이 고향 방문을 강행 하셔서, 이번 총선은 미리 부재자 투표로 준비를 해 드렸건만 한식에 영감의 유택을 찾아야 도리라 하시며 또다시 우리 칠남매의 비상훈련을 실시하신 것이다.

특이한 것은, 어머님이 아버님께 고(告)하시는 말씀이 평소와 달리 “ 영감! 이왕 기다리시는 것 쪼매 더 기다리소. 내가 이곳이 좋아서 쪼매 더 살다 갈라요. 화 내지 말고 진득하니 기다리소.”하시는데 평소와 달리 얼굴이 아주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셔서 진심인 듯 보였다.

항상 부족한 아들의 입장에서야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팔학년 후반의 어머님이 건강하게 아직도 당신의 치아로 식사를 하실 정도이시니 그 은혜에 감읍 하며 안심이 되었다.
문득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아라.’하신 전해오는 말씀도 있었지만, 오래 산다는 것이 정말로 축복받은 일이 되려면 어머님께 어떻게 해 드려야 할까?를 잠시 생각 해 보았다.

필자(筆者)가 2년 전에, 일본의 소설가 소노 아야코가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란 책에서 ‘받는 것을 요구 하는 사람이 노인’이라 설명 하면서, 노인이 해야 할 실천 항목 127개를 제시하였는데, 그중 몇 개를 소개해 드린 바를 기억하실 독자가 많으실 줄 믿고, 오늘은 북미 캐나다 퀸스대학의 철학교수 크리스틴 오보롤 교수의 저서 [평균 수명 120세. 축복인가? 재앙인가?]를 같이 생각 해 보고자 한다.

크리스틴 오보롤 교수는 이 책에서 ‘100세 시대의 리스크’를 열거하면서 이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면 장수(長壽)는 분명히 재앙이라고 주장하였는바, 대표적인 것이,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아프면서 오래 산다는 것, 일 없이 오래 산다는 것, 친구(부부나 자녀)없이 오래 산다는 것은 오래 살아도 재앙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물론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돈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요즘 TV에서 ‘자연인’이라고 앞세우는 사람들도 모두가 대처의 물질문명에 의지하지만 다소 자연에서 대체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 비교하여 많을 뿐 재화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있을까?

돈이 많아도 모두 행복 할 수는 없다.
불행한 억만장자가 있고, 최소한의 의식주만 해결하면서도 무한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이 병들고 영혼이 메말라 바스락거리면 아무리 돈 많고 건강해도 행복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크게 깨친자가 생노병사는 인간의 정해진 길이라 했으니, 아프지 않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소한의 임종을 맞을 시간을 남겨두고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 동료들과 소통을 하고 사는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우리네 사회상은 어떻한가?
오래 사는 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반면에 ‘와 이리 안 죽을꼬? ’ 하시면서 재앙으로 생각할 사람들도 계실 것이다.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최근의 매스컴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OECD국 중에서 노인들의 경제 만족도가 최하위라는 말을 상기해 보면, 자녀들의 교육과 사회 출발 보조 자금으로 다 소모되고 정작 당신들은 노후 준비가 미비하여 소위 금수저(?) 후손이거나 제도권 혜택으로 연금이라도 준비된 집단을 제외하곤 많은 부류가 오래 사는 것을 재앙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필자(筆者)는 정부나 사회가 노력해야 할 진정한 복지정책은 개개인의 단위체계의 물질 지원보다 정신세계의 복합융화가 필요 할 것으로 본다.
옛말에 脣亡齒寒(순망치한)이란 말을 생각하면서 우리네 사회의 모든 노인네들이 “ 영감(할망구), 조금만 더 기다리시구려. 내 이 세상이 너무 좋아서 조금 더 살다 갈라요.”하시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도 할 뿐.
수필가 동화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69호입력 : 2016년 0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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