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의 대표 군의원들 역량과 자질 부족 제7대 상반기 조례제정 고작 7건 군정질의 제대로 못해 ‘없습니다’ 의원 소리 들어
지난 2014년 7월 1일 출범한 제7대 전반기 회기가 이제 15일여 남았다. 17일까지 열리는 정례회가 사실상 끝이다. 군의회는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제229회 제1차 정례회를 개회했다. 정례회에서는 2015년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 안, 고령군 범죄예방 환경설계 조례안 등 조례 3건, 특별교통수단 운영 민간위탁동의안을 심사·의결한다.
또 14일부터 2일간 주요사업장을 방문해 공사추진현황과 사업의 타당성, 예산 낭비요인 등을 살피고 개선책을 주문한다. 또한 첫날인 지난 1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박주해 의원을 위원장으로, 김경애 의원을 간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제7대 전반기의회가 마무리된다. 의회는 또 7월 2일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갖고 12일부터 18일까지 중국으로 해외연수를 갈 계획이다.
지난 2년 동안 평가에 대해 이달호 의장은 10일 열린 정례회를 통해 “군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현장방문 및 임시회 등을 통해 활발한 의정활동 펼쳤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의정활동을 했다고 보거나 믿는 주민들은 아무도 없는 것이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먼저 자치입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보면 지난 2년 동안 주민편의나 지역발전을 위해 의원발의로 조례를 제정한 것은 고작 4건뿐이다. 2015년 2월에 열린 제219회 임시회에서 배영백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령군 소규모 공동주택관리에 관한 지원조례안’, 2015년 8월에 열린 제223회 임시회에서 조영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령군 화장장려금 지원조례안’, 2015년 10월에 열린 제224회 임시회에서 김경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령군 깨끗한 농촌만들기 운영 및 지원조례안’과 전반기 마지막 임시회에서 이영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령군 범죄예방 환경설계 조례안’이 전부이다.
일부 개정 조례안은 3건으로 그나마 주민과 관련이 있는 조례안은 2015년 5월에 열린 제221회 임시회에서 배영백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령군종합자원봉사센터 운영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1건 뿐이고, 나머지 2건은 주민과는 동떨어진 고령군의회 공인조례 등과 회기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다. 그리고 의회 기(旗) 및 의원배지에 관한 규칙을 일부 개정한 것이 전부이다.
지난 2년 동안 집행부와 군의회에서 발의한 조례안 및 개정조례안은 총 7건에 불과한 것은 군의원들 스스로가 자치입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내던진 꼴이다. 의회는 또 지난 2년 동안 지역의 중요 현안에 대한 5분 발언을 1번도 하지 않았고 군정질의는 단 1차례에 그쳤으며, ‘수도권 규제완화 중단촉구 결의문’ 채택 1건이 전부이다. 이를 비춰보면 당시 지역사회 큰 이슈가 된 대가야읍 사무소 이전, 상가라누리원과 상징조형물 설치, 인사문제 등은 의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임에도 어떤 발언도 하지 않은 것은 주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의결기관으로서, 집행감시기관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한 증거이기도 하다.
집행부의 각종 사업에 대해 사전설명이나 업무보고, 조례안 제정 및 개정 조례안 등에 대한 설명을 청취한 의원들의 질의는 한심할 정도이다. 이를 넘어서 아예 질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없습니다” 의원이라고 비꼴 정도이다.
특히 집행부에서 설명이나 보고를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를 하지 못해 사전 보고된 서류에 명시된 사업명과 장소, 예산 등을 재차 질의 하는 등 생뚱맞은 질의가 이어지기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질의가 아니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쳐 의원들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모 공직자는 “사전 설명에 앞서 보고 자료를 전달했기에 충분히 검토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일 마침 처음 본 것처럼 질의해 답답하다”며 쓴 웃음을 내비쳤다.
비단 사전설명이나 업무보고뿐 아니다. 행정사무감사 시에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는 질의들이 이어지는 것이 다반사이고 나아가 동료의원이 이미 질의한 내용을 재차 중복질의 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예전에는 아예 의회 전문위원이 의원들에게 사전 질의할 내용을 메모로 전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두고 한 때 ‘앵무새’ 의원들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행정사무감사는 의회에서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주민들로부터 또는 지역 언론으로부터 문제 제기된 현안들에 대해 철저히 눈과 귀를 막고 오직 쥐꼬리만 한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예산심의와 관련해 모 공직자의 말을 빌리면 “의원들이 공부를 안 하니 대충 어물쩍 넘어가면 해결된다. 본예산에서 통과 되지 않았다면 추경을 통해 통과되기에 의회 심의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비꼴 정도로 의원들의 예산심의는 수박 겉핥기보다 못하다. 직무유기이다. 아니 “나는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만천하에 공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주민 A씨는 “도대체 지난 2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기억나는 것은 각종 행사장에서 반갑게 악수 나눈 것이 전부이다”며 일침을 놓으며 “입법 기관이 2년 동안 조례 제정이 고작 4건이라니 말이 안 나온다”며 “입법 기관으로서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선출직이라 당연히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행사장 돌아다니는 그 시간에 지역민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의원이 할 일이 아니냐”며 반문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고작 이런 일 하고도 수천만원의 월급을 꼬박꼬박 받아간다”며 “낸 세금이 아깝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군의회의 올해 예산은 19억원이 넘는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5년째로 단순 계산으로도 475억원이라는 예산이 들어갔다. 물론 의회 전체 예산이고 예산이 2016년 이전에는 이보다 작았지만. 주민들은 ‘없습니다’ ‘앵무새’ 의원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자질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은 의원 스스로들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와 특권만을 챙기고 의무와 책임은 나몰라라 하고 있는 작태가 전반기로 마감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