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6-29 오전 10:23:0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검색
속보
;
뉴스 > 기고/칼럼

산비둘기 그리워라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81호입력 : 2016년 07월 12일
카카오톡트위터페이스북밴드네이버블로그
 
ⓒ 고령군민신문 

산비둘기 그리워라


장마가 지겨워서 잠간의 하늘 갬을 보고 우장도 없이 산길을 나서본다.
가만히 산길을 걷다보면 산비둘기를 만나서 이 세상 풍진을 탄할 내 노래를 마음껏 부르며 가슴을 다독일 생각들을 추스르며 이름 없는 산길을 걸어 본다.

세상사 짐을 잠시 내려놓고 나만의 세상에 몰입하기 위하여 던져 놓은 화두(話頭)을 생각하며 오솔길을 가노라니 천국이 따로 없고 삼라만상이 나의 벗 인양 들러리가 되어 주니 더 바랄 것이 없어진다.

등속 걸음에 변화를 주어 땀방울이 맺힐 정도가 될 즈음까지 달려본다. 또 다른 세상이 시야에 전개되며 가픈 숨소리가 오히려 가뿐해 진다.
세상사가 복잡하여 힘겨울 때 이렇게 속도를 변화주어 즐거움을 벗 할 수 있었음을 왜 몰랐을까? 온 세상의 문제점을 다 안고 가는 예수님인양 또 그렇게 아등바등 씨름 하였다고 별반 큰 성과를 낸 것이 아님을 왜 미처 몰랐을까? 아둔한 이여.

끓어오르는 젊은 시절에 가슴에 안고지낸 빛바랜 노트 한 귀퉁이에 먼지 뒤집어 씌어져 있는 격언을 그렇게도 외우고 중얼거렸건만 “인생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란 구절을 멀리하다가 이제야 다시금 생각을 하고 있다. 그나마 작은 글줄 쓰는 못난이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잠시 앉아 쉬어갈 바위를 찾아보니 수풀에 쌓여있고 가장자리에서부터 시작한 이끼더미가 돌 반구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청설모 녀석이 불청객에게 놀이터를 내어 준 것이 내심 억울하였는지 아니면 신기함인지 가다가 돌아보고 또 가다가 돌아보기를 반복하는 모양이 귀엽기만 한데, 지난날의 못난이처럼 무엇이 바쁜지 유독 또 그렇게 빠르게 내달려 사라져 간다.

빙그레 웃음이 피어나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니 퍼렇게 멍처럼 피어난 하늘 조각이 새삼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구름이 흘려가도 되련만.
이윽고 새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잠시 귀 기울어보니, 온갖 잡동사니 새 소리가 솔가지 사이를 비집고 나오며 해녀들의 마지막 힘으로 내 뱉는 휘이익 하는 소리보다 애절한 울음으로 나의 가슴을 파고드는 중에 산비둘기 울음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온다.

서양 새들은 노래를 부른다고 하는데, 동양에 사는 너희들은 사람들이 운다고 하였다지?.
울림이란 소리가 울음으로 되어 새의 울음이 되었다는 글쟁이들의 궁색한 답도 있더라만 여하튼 우리네 정서로는 너희들은 우는 거란다.

산비둘기야. 유독 크게 나의 가슴을 울리는 너, 서양에서 조차 Mourning birde(애도하며 우는 새)로 비통 슬픔 애도(哀悼)라는 뜻의 이름을 달고 사는 너의 슬픔을 나누고 싶구나.
천년을 울어도 모자라 ‘구구구’로 더 올라갈 수 없는 막다른 숫자로 울고 있는 너의 절개를, 젊은 날 질주의 무모함을 깨닫고 숨고르기 하는 이 순간에 나누어 마시고 싶구나.
종일을 울어 목이 아프기도 하련만, 모든 새들이 잠들고 산천초목이 고요한 밤이 이슥하도록 울고도 자고 깨면 우는 산비둘기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

고려국의 어느 선비가 [청산별곡]에서 너를 노래한 구절이지만, 짝을 잃고 평생을 수절하며 재혼도 않고 평생을 그 짝을 그리워하며 또 그렇게 우는 너의 고귀함을 생각할 때 정말 아름다워라. 공직에 입문하며 다짐한 청렴 위민을 잊고 변절하여 범법을 일상사하는 무리들의 생활상이 너무나 부끄럽구나. 산비둘기야.

새싹 보살피는 순라군 만들어 학교범죄 예방하라고 보냈더니 오히려 앞장서서 악마가 된 그 못난 사람들, 백성들 보살피라고 좋은 옷 입혀 앉혀 놓았더니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딴 주머니 부풀린 그 얄궂은 인사들,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그나마 덜 오염된 사람들이 오히려 돌팔매 맞는 오늘날의 아침들이 얼굴을 들기가 힘겹구나. 산비둘기야.
‘하늘이 왜 파랗게 물들었을까?’를 의심하기보다 그 하늘보다 맑고 깨끗하던 어릴 때의 벌거벗은 모습으로 돌아 갈 수 없는 이 시간의 조각들을 너의 울음 한 귀퉁이에 묶어두고 싶구나. 산비둘기야.

수필가 동화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81호입력 : 2016년 07월 12일
- Copyrights ⓒ고령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사설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요일별 기획
문화
생활상식
시뜨락
기자칼럼
공연/전시
사회단체
‘사람 내음 가득한 전통시장 – 넉넉한 정(情)이 함께하는 고령 대가야시장’  
(사)경북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고령군지부, ‘제3회 발달장애인 자기권리주장대회’개최!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한 힐링의 시간 “행복충전”자원봉사자 힐링 아카데미  
인물 사람들
고령 합가리, 대가야토기 최대생산지 현장공개
고령군은 대가야 최대규모의 토기가마로 알려진 고령 합가리 토기가마유적에 대한 3차 발굴조사 성과에 대한 현장공개 행사를 6월 26일 개최하였다 
2026 고령군수배 대가야 전국철인3종대회 잠정 연기
고령군은 오늘 6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개최 예정이던 2026 고령군수배 대가야 전국철인3종대회를 낙동강 녹조 발생에 따른 수질 악화 
회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고령군민신문 / 주소: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월기길 1
대표이사 겸 발행인: 박병규 / 편집인: 박병규 / Tel: 054-956-9088 / Fax: 054-956-3339 / mail: kmtoday@naver.com
청탁방지담당관: 김희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병규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경북,다01425 / 등록일 :2012년 08월 24일
구독료 납부계좌 : 농협 301-0112-5465-81 예금주 고령군민신문 / 후원계좌 : 농협 301-0112-5465-81 예금주 고령군민신문
Copyright ⓒ 고령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13,945
오늘 방문자 수 : 9,650
총 방문자 수 : 60,306,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