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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따라 노래한 삼무 여행 #1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86호입력 : 2016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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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군민신문 

구름따라 노래한 삼무 여행 #1

아무리 우겨 봐도 어쩔 수 없이 혼자인 것이 꼭 개똥벌레만은 아니었다.
덥고 따분하여 책장에 묻혀 있기엔 무엇인가 손해인 듯 아픔이 가슴에 밀려와서 떠나고 싶었다. 혼자 조용히.
‘살아있음으로 쓸쓸함’을 노래한 여류시인 김숙희 선배님은 요즘같이 장수시대에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훌쩍 떠난 믿었던 반려자가 그리울 때마다 길가의 꽃잎에 마음을 실어서 눈물 마를 부채질을 하더라만, 아픔의 빛깔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까?
살아서야 죽이 되던지 밥이 되던지 살아보련만, 저 세상은 다녀온 사람도 없고 도무지 알지를 못하는 그야말로 미지의 영역이니 연락은커녕 불안해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기이한 사람일 것이다.

시골 면사무소 민원실에 붙박이로 있던 지인이 군청 통계계장으로 영전을 하여 축하인사를 하고 통계를 잠시 생각 해 보았다.
통계란, 일어날 경우를 짐작하기 위하여 일어난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고등 수리학의 한 분야인 것은 누구나 다 잘 알지만 이 통계도 사후의 미래를 짐작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
숨 한번 들·내뱉는 시간에 수백만 리를 달리는 빛의 속도로 가도 수십 년이 걸리는 정말 먼 곳에 있는 정보를 얻어 분석하는 최첨단 고도 과학의 세계를 살고 있으면서도, 시골 장터 귀퉁이뿐만 아니라 도시 번화가 옆에도 도사나 점쟁이라 하는 예언가들의 입술을 타고 나오는 한 마디 말을 큰돈을 주고라도 듣고 싶어 하는 불안감이 없었다면 김 선배의 아픔도 조금 가벼울 것이련만 여하간 이 세상은 어렵다.

지구 온난화가 재앙을 초래 할 것이라고 걱정을 하고 있지만, 추운 겨울날 온기 없는 냉방에서 이 세상을 마감한 독거노인은 지구 온난화가 하루 빨리 왔더라면 조금 더 살다 갔을지도 모르는데......
연일 무더위가 기온 측정계 기둥을 낮출 수 없다면, 자기만 시원하게 할 지협적인 냉방기 개발보다는 잉여의 열기를 추워서 고생하는 곳에 보내서 완화시키는 평등 분배정책을 연구하는 돈키호테가 많이 나온다면 나의 가슴앓이도 가라앉을 것 같은데......
자기 시원함을 즐기자고 냉방기에서 내 보내는 열기(熱氣) 때문에 누군가는 더욱 고통을 받을 것이란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결코 흡혈기인 모기 보다 별반 생각 할 가치도 없는 음식 소비기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모기도 수컷은 수액을 먹지만 암컷은 종족 보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고단백을 얻는 방법으로 동물의 혈액을 사용하는데 말이다.
김 선배의 한숨 치료하는 약도 찾아보고, 욕 안 먹는 부자를 만드는 약초도 찾아 볼 겸, 마지막으로 뒷머리에 쏟아지는 험담을 피 할 수 있는 지도자 만드는 법을 찾아보고자 筆者는 “구름 따라 노래한 삼무 여행”을 다녀 보았다.
三無를 (시계를 가지지 말 것, 내일의 여행지를 미리 정하지 말 것, 단 한번이라도 만났던 사람은 피할 것.) 정하여 놓고, 평소 글줄을 쓴다고 카톡이나 이 메일로 연줄이 있는 지인을 찾아 길을 나섰다.

조선조 선조 때의 文人 임제가 寒雨라는 기생을 만나 회포를 풀고 싶다고 중의법(重義法)을 사용한 서정시 ‘북창이 맑다커늘......’ 처럼 아무른 우장(雨裝)없이 고령 정류장에 우두커니 기다리니 가장 먼저 도착한 버스가 마침 대구행이라서 여행은 시작되었다.
빠른 아침이라 승객이 셋뿐이었지만, 나와 비슷한 나이인 듯한 기사는 연신 싱글벙글 콧 노래를 부르면서 “갓바위 구경이 어떻습니까?”하는 나의 질문에, 삼십 여분 동안 대구의 자랑거리를 쏟아내고 있다.
명창이 노래를 할 때 고수(鼓手)가 추임새를 하듯 “ 그래 예?, 아이고 그렇군요. 예에.”등으로 장단을 맞추다 보니 삼십년지기 동무처럼 즐겁게 서부정류장하는 것보다 정다운 ‘성당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아직 다음 여행지가 정하여지지 않았기로, 지난 설날에 삼색 떡국 떡을 보내주신 맹사장님 가게를 물어물어 찾아보니, 약20평정도의 방앗간으로 백년초떡국이 잘 팔리고, 호박백설기는 돌잔치에 자주 나가는데, 요즘 엄마들은 돌잡이를 강제로(?) 방망이를 잡게 한다고 웃으며 설명을 하신다. 모두가 검·판사되면 이 세상이 요지경이 될 텐데......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등의 시를 노래하며 비탄에 빠진 민족 정서를 언어로 끌러 올림으로서 한국 현대시의 이정표를 세우신 민족시인 이상화님이 말년에 살았다는 중구에 위치한 이상화 고택을 구경하던 중에 경산에 사시는 이정애 할머니 시인과 전화가 연결되었다.
한맥문학으로 연결 고리를 만들어 반짓고리문학회랑, 대구 글쟁이 소식을 간간히 주고받았고, 이분의 고향이 합천이라 평소부터 존경하는 어른이지만 게으른 筆者는 뵈온 적이 없었기로 전철에 몸을 기댈 수밖에.
자인 연못의 연꽃 향기를 만지면서 먹은 냉면도 맛났지만, 이층집 카페에서 팥빙수 한 그릇을 나누어 먹으면서 정말 이모님 같은 정담을 나누어 주셨다.

술친구는 한 잔의 술을 나누는 것이 멋이듯, ‘밖에서 본 대구 안에서 본 대구’란 수필집(?) 한 권을 주신다. 이는 한국문인협회 인문학 콘텐츠 개발위원회에서 대구 문학 발전을 위한 계획된 행사의 보고형식인 글들인바 모두가 글쟁이의 본질을 지키자는 다짐들이 대단한 글이었다.
평소 전화 음성은 아주 가늘고 조용하셔서 코스모스를 연상했었는데, 잔잔한 웃음 속에서 내 품는 정기는 잔다르크라 크게 즐거움을 주셨고, 한국의 대 문호 김송배 선생님과의 교량 역할을 끝으로 경산 발 서울행 무궁화호에 얹혀졌다. 인사동으로.
수필가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86호입력 : 2016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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