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88호입력 : 2016년 09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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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제사 모셔요?
삼무여행이 아직 계속되지만, 한가위 흥에 놀아 보기로 한다. 옆집의 외국산(外國産) 새댁이 손에 매달려 있는 어린 새싹(어린이)과 함께 “추석에도 제사 지내요?”하고 물어오니, ‘아니’라고 하면 ‘차례’ 모시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고, ‘그렇다’하면 한가위 즉 추석에 올리는 차례는 제사라기보다 은혜에 대한 감사표시의 뜻이 강하니,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가의 예의절차를 ‘국례’ 즉 국가 의전행위를 말함이고, ‘가례’는 가정에서 행하는 의전모습을 말함이니 오늘은 가례를 노래하기로 한다.
유학(儒學) 사상의 뿌리가 동이(東夷) 문화에 있다는 점을 중히 여기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리의 생활 문화가 중국으로 건너가서 문자화되어 역류(逆流)되었기 때문에 동양의 최고봉(最古峰) 주자가례(朱子家禮)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면을 살펴 보아야하고, 이런 측면에서는 주자가례를 수정하여 집대성한 沙溪 金長生이 1583년에 쓴 상례비요(喪禮備要)를 근간으로 삼으면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가례(家禮)에 관한 서적은 문자가 생성되면서 기록되어진 제천의식과 같은 역사를 가졌다고 추정되나 동양에서는 중국 송(宋)나라의 주희(朱熹 : 1130-1200)가 어머님의 상(喪)을 치려고 정리한 예문에 관례와 혼례를 더한 [朱子家禮]가 최고(最古)의 기록물이라 할 수 있고, 우리나라에 전래 된 것은 1290년 고려국 충숙왕 16년에 원(元)나라에 갔던 안유(安裕)가 주자전서(朱子全書)를 필사본(筆寫本)하여 가져 온 주자학의 전래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가례(家禮)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은 뒤까지 행해지는 모든 의식을 말함이니, 평생을 살아가면서 행해야 하는 의례라는 뜻으로 통과의례(通過儀禮)라고도 하는 바, 전통적으로 전해오는 가례(가정에서 행하는 의식예절)에는 관례, 혼례, 상례, 제례가 있었으나, 현대의 우리나라 가정의례에 관한 최초의 법률인 1969년 1월 15일에 제정 공포된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에는 관례(冠禮)가 빠지고 회갑연(回甲宴)이 포함 되어있다 . 물론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성년의 날’이 제정되어 신라의 화랑정신과 반만년을 이어온 충효정신에 입각하여, 약관이 되도록 낳아서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기며 나아가 사회의 귀중한 일원이 되겠다는 현대식 성년 기념식을 행하는 대학가(大學街)의 풍속도를 종종 볼 수 있으니 당시의 관례가 빠짐을 크게 무게 둘 이유가 없다.
소위 386세대인 筆者(필자)가 끓는 피로 발버둥 치던 4-5공화국시절에는, 산에 나무 자르지 마라, 보리는 골 파종 하지 말고 두둑파종 해라, 집에서 술 빚지 마라, 상업용 술을 만드는 공장(술도가)에서도 쌀로 만들지 말고 옥수수가루로 술을 만들어라, 쌀밥을 짓지 말고 혼식으로 밥을 지어라, 제사도 간략하게 모셔라, 설날도 양력으로 된 신년례(新年禮)로 해라. 도로가 장맛비로 파손되었으니 모두 나아서 자갈로 채워라. 등등 인간 존엄성에 반(反)하는 국가의 통치 행위가 비일비재하였으니 이 모두 지나가는 모순들 아닐런가?
요즘은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신생 농·어업국인 동 티모르의 현상과 얼마 전에 열린 하계 올림픽에 국가명(國家名)도 없이 ‘난민’이란 이름으로 세계적인 의례행사에 참가하는 일원도 있음을 볼 때, 당시는 아픔으로 기억되는 탄압 민주 자유 구원도 있을 수 있는 모순의 역사 기록인 것을...... 이런 사항들은 실수나 틀림(an error, be wrong)이 아니라 다름(diferencia)임을 생각하면 젊은 시절 마음의 상처를 프라타나스 나무가 잘린 상처를 감싸 앉듯 잊을 수 있지 않겠는가?
여기서 1999년에 제정된 ‘건전 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대 흐름을 많이 감안하여 실생활 접근성을 허용한 것을 거울삼아, 요즘 차례나 제사상에 외국에서 수입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과일이나 음식물을 진설하여도 전혀 괴이한 눈총을 줄 아무런 이유가 없다.
전해오는 풍습이라고 살아서는 알아듣지도 못하던 제사 축문을 귀신이 되었다고 다 알 것이며, 일평생을 금주 금연으로 모범된 생을 살다간 인품의 조상님들이 저승가시고 갑자기 술잔 올림을 반가워하겠는가? 외국에서 귀화한 옆집새댁, 이런 이유로 추석에도 형식이 아닌 정성으로 꽉 채워진 ‘당신의 제사’를 지내시길 권합니다. 수필가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88호입력 : 2016년 09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