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95호입력 : 2016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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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조차 내어주고
조용히 산책을 하면서 봄에 보던 것보다 가을 산길이 더욱 다양한 생각을 제공해 주는 길임을 맛보고 있다. 비교적 같은 환경에서 모두가 새로운 생명력을 발산하며 새순을 내고, 미처 새잎 나기를 기다릴 수 없이 바쁜 녀석들은 꽃잎을 먼저 피워 출발을 알려오는 봄 처녀 길놀이 모습들과 사뭇 다양성을 보이는 모습이 재미있다.
폭풍우속에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 혼란된 생활상속에서 이 산야의 만물들은 제 각각의 형편으로 힘차게 살아 왔으리라. 발길에 차이는 돌멩이조차 모양도 더 예쁘진 것 같고 색깔도 더욱 곱게 다양성을 보이며 떨어지는 낙엽들을 조용히 받아주고 있다.
지척의 야트막한 나뭇가지에 지난봄에 지어서 새끼를 키우고 떠난 빈 둥지가 보인다. 아마도 지빠귀의 둥지 같기도 하다. 만약 지빠귀의 집이라면, 뻐꾸기의 집이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여하간 빨간 낙엽을 담고 있는 모양이 너무나 귀엽다. 낙엽들의 모양이나 빛깔들이 모두가 제각각으로 너무나 다양하다. 어쩜 요즘의 우리네 생활 모습처럼 말이다.
“죄 없는 자, 돌을 들어서 저 여인을 정죄하라.” 정말로 죄 없이 깨끗이 살기는 쉽지 않다.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는 인간 사회에서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다수결의 원칙’의 정신으로 정하여지는 군중의 의견이자 규율 즉 사회법리 해석이 모두 옳은 것일까?
이제부터는 대가야시장변을 직진하던 일방통행길이 부분적으로 양방향 통행으로 바뀐다. 이 길은 시골장터의 향수를 그나마 조금 느끼게 하면서 장날이면 임시시장바닥이 되던 길이라, 일반인은 통행방법이 바뀌게 된 원인이나 목적을 잘 알 수 없다. 어제가 마침 이 길목의 장날이라 마지막 장 모습을 눈여겨보고자 어슬렁거리며 시장구경을 하였다.
점심끼니 때가 조금 지난 듯한 시간에 아직은 일방통행인 이 길을, 그것도 장날이이라 상인과 장꾼이 어울려서 복잡한 이 길을 택시 한 대가 비상 경고등을 번쩍이며 슬금슬금 밀고 들어오고 있다. 아직은 타고 오는 손님도 없고 빈차로 오는데 모두가 불편해 하면서 내심 힘들어 하고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약 200여m 정도에 위치한 점포의 할머님이 걸음 걷기가 어려워서 불가불 택시를 집 앞에까지 오게 하여 이런 사태가 초래되고 있다면서 의견이 분분하다. 복잡한 이곳을 택시가 들어온다고 불평인 사람, 노인의 걸음이 불편하니 이해하자는 사람, 집 주인이며 상인회의 주축이니 말도 못 한다는 사람 등으로 말들을 하지만, 택시 기사는 미안하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내 앞 가름도 완벽하지 못하고 고령(高靈)의 사회에서 별로 뚜렷한 칭송을 듣는 입장도 아닌 부족한 것 많은 글쟁이이지만, 정말 한심스럽고 불쌍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법률위반은 아니며 남들의 지탄을 받을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최소한 배려심이 풍부한 처사라고는 할 수 없었고, 고령 대가야시장의 활성화를 머리 아프도록 고민하는 이 시점에서 칭송들을 일은 결코 아니었다.
우리 사회가 배려심이 보편적으로 풍부하고 고착되어 잘 지켜지는 사회였다면, 지빠귀처럼 둥지를 내어 주는 것을 지나 뻐꾸기 알조차 품어서 부화시키는 배려심이 있는 사회였다면, 택시기사가 차를 밀고 들어와서 수많은 사람이 불편을 느끼게 할 것이 아니라, 할머니 한분만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아니라면 걸음을 부축하거나 업고가도 될 듯 하더라만....... -수필가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195호입력 : 2016년 11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