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01호입력 : 2016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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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꿰매는 신기료장수
곽도경
동사무소 앞 골목길 한 켠 신기료장수 할아버지 꾸벅꾸벅 졸고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밑창 고무 다 닳아 없어지도록 끌고 다녔던 내 구두 덜컥 덜컥 다가서며 할아버지 단잠 깨운다 굽을 갈아야 할 시기를 놓친 시간만큼 기울어지고 패인 구두의 상처 때 묻고 거친 손길이 붙이고 갈고 닦아 새살 돋는다 갈라지거나 비틀림 없이 벌레와 화재에도 강한 오동나무 옛사람들은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 한 그루 심었다는 말씀 그 귀한 나무로 만든 신발을 신고 있으니 참 귀한 사람이라고 하시는 말씀 사람들 속에서 찢기고 갈라진 마음 한 올 한 올 꿰매어 준다.
[시인의 말] 뒷굽이 다 닳아 덜컥이는 구두를 한참 신고 다녔다. 길을 걸으면 요란한 소리를 내는 구두 때문에 신발 수선집을 가야 했지만 좀 처럼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늦가을 햇살을 받으며 졸고 계시는 신기료장수 할아버지를 보고 다가 가 수선을 부탁했다. 신기료장수 할아버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내 구두는 이내 새 구두가 되었다. 할아버지가 걸어 온 세월만큼 마음 가득 나름의 철학을 품고 사시는 멋쟁이 할아버지 가끔 생각나고 보고 싶다.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01호입력 : 2016년 1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