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06호입력 : 2017년 0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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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불 곁에 잠들다
윤 덕 점
아들 며느리는 슈퍼에 가고 나 혼자 잠든 손주 곁에 누워 아이를 본다 간격 넓은 미간 오똑한 콧날에 입 꼬리 올라간 입술 어디 한 군데 죽은 데가 없다 지 애비 닮은 얼굴은 내 얼굴 같기도 하다 새근새근 자는 볼을 자꾸만 쓰다듬고 싶다 이제 갓 백일 우윳빛 몸속에 어떤 세상이 자라고 있을까 등 뻐근해지도록 엎드려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준비할 음식이 많은데 나는 아직 생불 곁에서 떨어질 생각이 없다 꼭 음식이 많아야하겠나 가지 수가 줄면 또 어떻겠냐 어린 생불 곁에 누워 스르르 낮잠에 빠져든다.
-윤덕점 시집 [그녀의 배꼽 아래 물푸레나무가 산다] (시와표현,2016년)
[감상] 얼마 전 포항의 이종암 시인이 시하늘 문학회 밴드에 올린 시 한 편에 마음을 빼앗겼다. 경남 사천 출신의 윤덕점 시인이 쓴 [생불 곁에 잠들다]라는 시다. 그냥 평범한 할머니의 소소한 일상이지만 이 시 속에는 손주가 태어나고 그 손주로 인하여 얻어지는 할머니의 행복한 마음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얼마나 따스한 시인가? 나는 아직 며느리도 맞이하지 못했고 손주도 태어나지 않았지만 훗날 그런 날이 오면 틀림없는 내 마음이 이러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입가로 웃음이 번졌다.-곽도경 시인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06호입력 : 2017년 0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