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08호입력 : 2017년 0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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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박 정 남
사람이 죽을 땐 먼저 혼불이 빠져 나간다. 아침에 화장실에서 나온 어머니는 덜컥 방문 앞에 주저 앉으며 “왜 이래 다리에 힘이 다 빠져 나가노” 하고 혼줄을 놓으셨다. 그럼 어머니의 혼불은 쓰러질 당시 다리로 쏜살같이 빠져나간 것일까. 남자의 혼불은 빗자루 모양으로 길게 빠져나가고 여자는 접시나 간장종지 크기로 빠져나간다더니 그 빠져나간 혼불은 그럼 어디가서 사나, 사흘이 걸려 무덤이 다 완성되면 그 속에 다시 들어가 불 켜놓고 살다가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환한 종달새 노래 띄우고 제비꽃 자그맣게 앉혀놓나
-박정남 시집, [꽃을 물었다] (시인동네, 2014)
[곽도경 시인의 말] 시집 간 후 이십 여년 함께 살다가 시어머니 떠나신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함께 모인 가족들, 산소에 성묘를 하고 돌아오니 문득 생각나는 시 한 편 박정남 시인의 ‘혼불‘ 이다. 정말 사람의 몸속에는 혼불이라는 것이 있고, 이 세상 떠날 때는 그 혼불이 먼저 빠져 나가는 것일까? 빠져나간 혼불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미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람들이 유난히 그리운 날 창밖에는 시린 바람이 분다.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08호입력 : 2017년 02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