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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뒤에 얼음 같이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10호입력 : 2017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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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군민신문 

우수 뒤에 얼음 같이

우수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으로 이제 추운겨울은 가고 봄을 맞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때 얼음이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이르는 뜻으로 때를 잘 표현해 주는 속담이다. 옛 사람은 우수 즈음을 5일씩 나누어 첫 닷 세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다음 닷 세 동안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면, 마지막 닷 세는 초목에 싹이 튼다고 하였다.

과거 우리 사회는 농경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절기가 매우 중요했다. 우리 조상들은 봄기운이 서리기 시작하는 우수가 되면 본격적으로 농사 준비를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지난해 받아놓은 씨앗들을 모두 꺼내 없는 것은 미리 확인하고, 농사를 지을 밭을 가꾸기 위해 논과 밭두렁을 태우곤 했다. 그 이유는 겨우내 죽지 않고 살아있는 각종 해충 알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농사일보다 앞서서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장 담그는 일이다. 장 담그는 일은 농가의 살림에서 매우 중요한 일로, 우수가 있는 음력 정월에 담근 장을 최고로 인정해준다. 이유는 음력 정월에 장을 담그면 40일 뒤인 4월 청명과 곡우 사이에 장물과 된장을 가를 수 있어 그때부터 된장이 가장 발효하기 좋은 날씨로 맛있게 잘 익기 때문이다.

우수에는 특히 김치와 관련된 음식을 먹는데. 신맛이 들기 시작하고 겨우내 묵혀 두었던 김치들을 꺼내어 다양하게 요리해 먹는다.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보글보글 끓여 먹거나 신 김치를 꼭 짜서 잘게 썰어 두부를 으깬 만두소와 섞어 만두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고, 부침개 반죽에 신 김치와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부친 김치전 등 김치를 활용한 음식들을 해 먹어 보는 것도 우수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한서(漢書)』에는 열 계(啓)자와 벌레 칩(蟄)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기록되었는데, 후에 한(漢) 무제의 이름인 계(啓)자를 피하여 놀랠 경(驚)자를 써서 경칩(驚蟄)이라 하였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놀라서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하였으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다.
『성종실록』에도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고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 알을 건져다 먹는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한다.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한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한다.

또한 고로쇠나무 수액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통의 나무들은 절기상 2월의 중기인 춘분이 되어야 물이 오르지만 남부지방의 나무는 다소 일찍 물이 오르므로, 첫 수액을 통해 한 해의 새 기운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움츠려 지냈던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절기이다.
-김년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10호입력 : 2017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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