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핀 한천 자락 봄은 이미 뜰에 있다 그리움 목에 둘러 도리질 하는 시간 나 이제 일기를 쓰네 벽에 걸린 괘종처럼 구름은 세월위에 도랑물 소리 내고 떠났던 아지랑이 고개 넘는 시간인가 때묻은 산자락에는 울음소리 고개 든다 장엄한 들녁으로 풀꽃소식 들려오고 뒷짐 지고 섰던 버들 눈빛이 붉어졌다 그리지 못한 이 설렘 그가 그린 그림인가
시집/ 풀꽃 그리고 향기 (이종갑) [2017.도서출판 중문]
[곽도경 시인의 말] 고령문인협회 이종갑 시인께서 2017년을 열며 시집을 출간 하셨다. 긴 겨울 잠에서 깨어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홍매가 흰눈 속에서 피어 난 것 같은 깔끔한 표지가 마음을 끄는 시집인데 그 안을 펼쳐보면 시 한 편 한 편이 다 깊이 있고 매혹적이라 이종갑 시인의 시에 빠져 들지 않을 수 없다. 전직 공무원으로 일하셨다고 하는데 후천적으로 앞을 못보게 되신 시인은 오히려 앞이 보이는 그 어떤 시인보다 더 자세히 사물과 풍경을 보고 그 사물과 풍경이 하는 말을 들으며 소통하는 법을 알고 계시는 것 같다. 그저 놀랍기만 하다. 그 대단한 열정에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