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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바람 불어라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14호입력 : 2017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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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군민신문 

착한 바람 불어라


불어야 한다. 정말.
바람은 불어야 한다.
고요함으로 정체된 생각들은 바람이라도 불어야 아름답게 피어 날 것이고, 아울러 어린 새싹들이 이렇게 험난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정신적인 간접 경험을 함이 아주 의의가 있을 듯하여 바람은 많이도 불어야 한다.

등 따시고 배부른 못난 자들은 국정 교과서가 ‘뭐고 또 뭐고’를 외치면서 게거품을 한입 가득 물고 ‘교육의 방향은 이렇게 잡아야한다.’ 또 한편은 ‘저렇게 잡아야 한다.’라면서 촛불과 태극기를 들고 날뛸 기세이지만, 착하고 고마운 바람이 부는 언덕배기를 생각한다면 조용 할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돈키호테 글쟁이는.

초동시절에, 즐겨 불렸던 윤석중 선생님의 노래 [산바람 강바람]에서는 산위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과 바다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이 고마운 바람이라고 배웠고 또 그렇게 믿고 있다.
요즘 어린 학생들은 노란 병아리 버스를 타고 유치원과 학교와 학원 등을 다니면서 고마운 바람을 느끼기는커녕 황사바람이라는 아주 고약한 바람이나 매연이 뒤범벅이 된 불성 사나운 바람을 생각 할지 모르지만, 筆者는 이 노래 말을 가슴 깊이 느끼면서 자라온 호사(好事)를 하였고 지금도 즐겨 부르고 있다.

책보(冊)라고 하는 보자기로 책이랑 공책 등을 빈 도시락과 함께 꽁꽁 야무지게 묶어서 석기 시대의 토기에 주욱 그어 놓은 빗살무늬처럼 등짝에 동여매고 냅다 달려서, 산모퉁이도 돌고 언덕도 뛰어 넘고 졸졸거리는 시냇물도 건너면서 스티븐슨의 증기 기관차 모양으로 씩씩되는 하이얀 입김을 쏟아 본 추억이 이 노래를 사랑하게 만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등굣길에는 달릴 수가 없었다.

육학년 형아들이 넘어져서 다치면 안 된다고 달리지 못하게 하기도 하려니와 땀이 나면 또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어야 하기 때문에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연합군들처럼 길옆으로 늘어서서 천천히 걸어서 등교를 하였지만, 하굣길은 또래들끼리이니 마음껏 재잘거리면서 달리다가 길섶의 조그마한 바위에 앉아있는 토끼나 청설모 한 마리를 만나는 날이면 온 산을 헤매고 다녔다.

헐떡거리는 고무신일망정 올림픽 단거리 선수들이 신는 첨단 과학이 첨가 된 운동화인양 뛰어 다녔고, 물려 받은 헌 옷일망정 물의 저항을 최소화한 수영 선수들의 운동복인양 달리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뜀박질은 엄청 큰 즐거움이었다.
이토록 깨끗함으로 달리면서 맛 본 산골 아이의 땀방울을 씻어주는 서늘한 바람이 고마운 바람이라는 것은 얼마나 가슴에 깊이 새겨졌겠는가?

일전에 지근의 마을에, 경로당 준공식이 있어서 구경을 하게 되었다.
구경이라기보다 동네 어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구전 풍습(舊傳風習)을 중시여기는 노인층과 능률성을 강조하는 젊은이 층과의 조그마한 갈등을 듣게 되었다.
시대흐름이라고 이곳도 젊은층이라고 해도 오십 줄의 후반이거나 육십 중반은 넘었건만, 여하간 두 층간의 갈등은 모두가 잘 해보자는 소위 쓸만한 충돌이라서 과객(過客)인 筆者 입장에서는 옅은 미소만이 번질 뿐이었다.

Mass media의 고도 발달로 많은 정보를 접해보아서인지 모르지만, “예 알겠습니다.”하고 다소곳하여진 젊은층이나, 구십을 내다보는 어르신들도 서로 양보하여 빨리 의견 조율이 되어 감을 보았다.
사회 풍습이 변하여 가고 있고 젊은이들이 좋은 생각들을 할 것이란 말씀들은 하시면서도 내심 섭섭해 하시는 것도 같았지만 고개는 조용히 수긍하고 계셨다. 굳게 다문 입 언저리로.

여의도 망나니들처럼 거친 말도 없었고, 고함도 없었고, 서로 얼굴 붉히는 사태도 연출되지 않음을 보면서 筆者는 “그래 이거다. 이런 바람이 21Ce 한국의 아름다운 바람이다. 이 바람이 자랑 해도 될 만한 우리들의 전통이고 미래다.”라고 느꼈다.
호기심 많은 筆者가 잔치가 진행되어 가는 중간에 방명록을 슬며시 열어 보았더니, 본동의 대표자격인 사람의 한줄 글 인사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어르신들의 쉼터가 준비되어서 정말 기쁘고 앞으로 더욱 잘해서 따뜻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겠다는 서툰 글씨로 적어 놓은 마음을, 이 잔치에 참석하기 위하여 모처럼 고향을 찾은 출향민(出鄕民)들이 알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筆者의 특기인 기도를 아낌없이 하였다.
이런 아름답고 고마운 바람이 계속 불어 달라고.

-수필가 동화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14호입력 : 2017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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