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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아, 너는 알고 있니?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18호입력 : 2017년 0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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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군민신문 

할미꽃아, 너는 알고 있니?


모른다. 우리는. 또한 나조차도.
하늘의 큰이조차 정말로 알지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낙심하기 전에, 바람 한줌을 움켜잡고 가을 하늘 닮은 봄비 사이로 우중충하게 움츠린 모양새로 나타난 손수건 조각 정도의 파란 하늘에 筆者의 노래를 조각하며 이팝나무 꽃다발을 드리고 싶다. 그분에게.

봄이라고 민요 “꽃 타령”에 나오는 형상처럼 각양각색의 꽃들이 지천으로 늘려있다.
이파리 촉이 부풀기는커녕 맺힌 모양조차 없는 찬바람이 불어오는 오늘도, 귀여운 네돌박이 손녀 녀석이 지 어미 입술연지로 손거울 위에다 그려놓은 꽃밭보다도 풍성히 봄이란 친구가 빨갛고 노랗고 흰바다를 만들어 놓았다.

꽃을 찾는 벌 나비는 무죄라고 하였든가?
홍매화 붉은 유두위에는 아직 꽃잎이 열리지도 않았건만 벌떼가 웅웅거리며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고, 꿀물이 샘물처럼 솟구치지 않는 모양인지 목련꽃에는 벌들이 잠시 앉았다가 곧장 나와서 멀리로 날아서 가고 있는데, 개나리 울타리에는 마침 놀려온 노란 단복에 노란 꼬까신발을 신고 있는 유치원 친구들 사이사이로 벌꿀들이 분주히도 무희를 하고 있다.

불룩한 배에다가 검고 노랗게 특전용사들처럼 화장을 한 큰 벌(?)들도, 노란 페인트통을 뒤집어 엎어놓은 듯 한 유채밭을 들쑤시고 다니면서 오케스트라 교향곡을 연주하고 있다.
멀고 먼 옛날, 두메산골로 시집온 며느리가 시어른들 봉양 할 쌀은커녕 잡곡도 없는 아리랑 고개를 넘다가 죽어서 쌀 밥풀을 닮은 꽃이 된 기도처럼, 이팝꽃은 흐드러지게 널찍이도 피어서 꽃밭을 넘쳐서 온 공원을 매우고 있다.

이토록 화려한 봄의 향연을 멀리하고 야트막한 동산을 겨냥하여 냅다 뛰어올라 글쟁이의 조용한 웃음을 흩어 뿌려 보고파 쟁기대신 붓 한 자루 비스듬히 짊어진다.
네잎짜리 또끼풀이 무더기로 보일듯하고, 봄꽃 따는 아줌마 부대라도 묶음으로 만날 듯하여, 천상에서 부를 아름다운 노랫말 한 자락이라도 낚아챌 듯 한 다부진 생각을 하며 신발끈을 조이고 싶었다.

사랑고파 밤을 뒤척이며 울어 지친 두견새도 가족상봉을 잘 한 것인지, 연자 새끼 노래 소리에 파묻힌 듯 고요만 하다.
햇살을 타고 오르는 아지랑이를 벗하노라니 글쟁이의 체면을 멀리하고 낮잠을 핑계 삼아 나만의 궁중잔치를 한들 그 누가 토를 달리오?

잠간의 말미를 잡고 세상사 오탁의 물듦을 뒤로하고, 아직 희망의 초록빛 보다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누리끼리한 색깔의 담요를 뒤집어쓰고 있는 산모퉁이 가장자리의 후손 끊어진 무덤가에 뱃가죽을 펼치면서 누어본다.
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온갖 고생을 감당하였던 보상 차원에서 등짝이 호사하라고 엎드린 것이 아니다.
추운 겨울이 겨우 지나고 있는 지금은 아주 고약한 독초(毒草) 몇 종을 제외하곤 모두가 식용으로 사용해도 큰 탈이 없을 보드라운 새순을 내어 놓음은 신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먼 옛날 초근목피(草根木皮) 처가살이(妻家살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살림살이가 궁색하여도 조상들에게 희망을 가질 여유를 주었던 봄날의 그 무엇을 찾아보고파서 엎드려 보는 것이다.
아니다. 막연히 무엇을 찾는 것이 아니라, 노고초(老姑草) 선생님의 ‘자녀 훈육법과 오직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자아의식을 한 번 더 깨우치기 위함이다.’란 핑계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무엇이 저토록 부끄러운지 아니면 죄송스러운지 연신 고개를 푹 가슴팍에 깊숙이도 파묻고 있는 老姑草(노고초) 한 포기가 눈에 들어온다.
학명이 Pulsatilla koreana 인 이 꽃은 할미꽃으로 더 알려져 있는 듯하다.
설총이 신라 신문왕과 할미꽃의 쓰임새를 우화(寓話)로 문답한 기록을 토대로 쓴 조선시대 가전체 소설문학의 백미(白眉) [花史(화사)]를 생각하면 ‘지혜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생각이 든다.

이 꽃은 요즘 탈북 무용단의 특기인 변의무(變衣舞)처럼 몇 번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마지막엔 바람에 실려 두둥실 小搖鳶(소요연)이 되고 나서야 제2의 생을 준비한다.
수북하니 지난 가을 마지막 잔치의 잔재로 남아있는 잔디 사이로 우주선 모양의 초록이파리가 국군의 날 수천피트 상공에서 강하군인들처럼 꽃대 하나를 둘러싸는 준비가 되면, 속은 핏빛이면서 겉은 뽀오얀 솜털로 된 꽃봉오리 하나를 가슴까지 내려오도록 숙이고 한 주일 정도를 기다린다. 이때도 할미꽃이 피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꽃 속에서 노오란 모자를 쓰고 앉아서 기다리던 꽃술(수술)이 키 자람을 하면 처음의 꽃잎은 미련 없이 떠나가고 모자를 벗어 던지면서 은빛의 반짝이는 스님머리를 한 꽃대들이 짝 펼쳐지니 이것도 처음 꽃보다 더욱 아름답다. 물론 벌 나비는 안 온다.

또 그렇게 한 열흘정도 지나면 은빛이 새 하아얀 깃털처럼 변화면서 바람에 위탁하여 떠나가고 가을 날 차가운 서리가 나릴 때까지 또 그렇게 살아가다 사라진다. 이듬의 봄까지.
곧, 힘들고, 지치기 쉽고, 자칫 멍들기 쉬운, 정말 최선을 다하여 봉사 정신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불명예를 듬뿍 쓰고 끝나곤 했던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새로 세우는 선거가 있는 것 같다.
사명감이 충만하고 봉사정신으로 중무장되어 있고 원근의 능력 있는 이웃들이 인간애로 협조를 하며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앉아야 할 그 자리를 어중이떠중이가 앉으면 낭패일 텐데. 기대하면서 걱정도 해 본다.
할미꽃아, 노고초야! 너는 누가 참사람임을 알고 있니?
-수필가 동화 한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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