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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가 될 수 없는 세상사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24호입력 : 2017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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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군민신문 

어린애가 될 수 없는 세상사

기어 다니고 싶소이다.
난, 정말 기어서 엉금엉금 다니고 싶단 말이다.
이 세상에 올 때 가장 먼저 이동하는 방법을 배울 때, 뒤집기와 배밀기를 하며 고생고생하면서 배운 것이 엉금엉금 기어 다니는 것이 나의 첫 여행이었을 것이라 미루어 짐작을 해 본다.
물론 나의 기억 소자가 기억하고 있는 테두리 안의 사건이 아니라, 온통 축복 속에 자라고 있는 돌배기 녀석들의 가늘고 세심한듯하지만 과감하고 포기를 모르고 계속되는 동작에서 나오는 무한한 승취감을 느끼는 것이란 아동 심리학자들의 보고서에 의존해 보면, 나 또한 저렇게 이 세상을 시작 하였을 것이란 생각을 미루어 함이 착오는 아닐 것이다.

인구 증가는커녕 절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야 할 정도로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된 저 출산 현상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 시골 조그마한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서 첫돌을 갓 지난 어린애의 배밀이 운동법을 볼 수 있음은 과히 행운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가씨라서 그런지 연신 보조개의 흔들림이 보는 이를 연신 살살 녹이고 있으니,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삼매경에 빠져 보고 있다.
어린 것이 이마에 땀이 번져나서 방울방울 맺힘을 안타까워하는 어미의 속내도 모르고 바로 눕혀 놓으면 또 뒤집기를 하여 엉금엉금 기어서 여행을 하고 있다.

외할머니라도 되시는지 흰머리 노파는 한손에 양산을 펼쳐들고 또 나머지 한손에는 큼지막한 부채를 흔들면서 아가가 움직이는 모양을 따라 다니면서 고생을 하는 모양새인데, 얼굴에는 온통 함박꽃이 피어나 있으면서 살짝살짝 곁눈질로 아기 어미를 살피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한국의 삼대 가족의 흐름인 듯하다.

굳이 물어 볼 필요도 없이 저 세 여인네는 각자가 모두 다른 성씨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냥 할머니해도 되련만 꼭 외할머니라고 호칭을 하면서 더울 새라, 파리라도 앉을 새라 온갖 정성을 쏟아 붇고 있고, 어미는 어미 나름으로 습득한 과학적이고 육아 센트에서 그렇게 강조하여 배워온 지식을 동원하여 그 장난감 같은 이동 간이 손 선풍기를 이용하여 양질의 시원한 바람을 아기에게 보내는 모양이 정말 재미가 있다.

문득 , 수중에 알을 낳아 부화되기를 기다리는 엄마 아빠 물고기들이 쉼 없이 가슴지느러미를 움직여서 온도를 최적 상태로 만들어주며, 알맹이 상태의 치어들이 산소 공급을 잘 받도록 하고 있는 과학 비디오가 생각났다.

그래 그렇다, 1948년에 동요곡집 [산난초]에 발표되어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된 윤춘병선생 작사, 박재훈선생 작곡의 [어머님 은혜] 곡조를 배경음악으로 하여 비디오 영상물 한 편을 찍어도 아주 훌륭한 소재가 될 만한 멋진 그림을 그것도 아주 공짜로 감상하고 있으려니, 팔학년 칠반의 곱디고운 황혼의 그림자를 잘 다듬고 계시는 어머님의 옥음을 듣고 싶어진다.

여간 틀린 말이 아니라면 “자네 생각으로 하소. 늙은이가 뭘 아노? 그렇게 하소.” 하시겠지만, 괜히 “어머니, 지난 해 심어 놓은 돼지감자가 가뭄에 고생 할 것 같은데 물을 주어야 할까요?” 하고 손 전화기로 영상편지를 보내 본다.

아직 청력은 좋으신데, 주무시다가 갑자기 전화를 받으셨는지, “돼지가 감자를 어떻게 했다고?” 하시면서 아주 긴요한 정보라도 주실 요량으로 “뭐라 했노? 셋째야.” 하시면서 두 눈이 꼭 어린애처럼 맑고 밝게 반짝이신다.
“아니, 엄마. 돼지가 감자를 어떻게 한 것이 아니고, 돼지감자 으응 그것 머라더라 뚱딴지 있자나요. 뚱딴지도 가뭄에 물 주어야 하냐고요?”
“아이고 실없는 사람아, 자네가 또 나 심심 할까봐서 우서개소리를 하는기제? 돼지감자는 어지간한 가뭄에도 견딘다만, 자네가 주고 싶으면 물주고, 시간 없으면 안 줘도 되지. 뭐 할라꼬 돈 들어가면서 전화 하노.” 하시지만 어머님 얼굴이 활짝 환하게 웃고 계심을 보면서 나는 왜 어린애처럼 순수하게 살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저 유명한 儒家僧舞老人曲의 그림자라도 붙잡아서 움켜쥐고 싶고, 어머님 앞에서 엉금엉금 기어 다니면서 뒤짚기도 하고 배밀이도 하고 싶지만, 아장걸음 배운 손녀 녀석이 또 지어미에게 “엄마 할아버지 왜 저래?” 할까 두려워서 난 어린애가 될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오월의 끝자락에.
-수필가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24호입력 : 2017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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