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35호입력 : 2017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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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울음소리 1
박정남
풀벌레 울음소리는 하얀 고층 아파트 벽을 타고 올라가지 못하고 연신 떨어지며 나직하게 아파트 검은 마당으로 깔려서 내가 애써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어미를 만난 아이가 한결 섧게 울어 젖히듯이 왁자지껄하게 들려온다 풀벌레 맑은 눈동자마저 차 뒤꽁무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기름 찌꺼기를 시커멓게 덮어써서 검은 눈물이 흐르고 검은 동공의 풀벌레가 되어 그 긴 더듬이도 놓고 한참이나 나를 쳐다보는데 울고 난 뒤의 붉어진 눈시울처럼 차차 아파트 경내의 어린 단풍나무들과 감나무를 붉은 색으로 물들이며 서서히 죽어 가는 것은 아닌지?
[시인의 말]
아무리 안간힘으로 버틴다 해도 여름은 가고 가을은 올 것이다. 유난했던 여름, 해마다 여름은 참 유난하고 우리는지친다. 그래도 가을은 올 것이다. 아니 이미 어딘가에 와 있을 것이다. 어둠이 깔리면 목청껏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로 들어차는 마당에 나가 앉아보면 안다. 가을이 와 있다. 도시의 풀벌레와 시골의 풀벌레들은 서로 다른 행복지수를 가지고 살겠지? 매연과 기름찌꺼기를 뒤집어 쓴 풀벌레를 안쓰럽게 지켜보는 박정남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훈훈한 가을 시 한 편 읽으며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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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경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35호입력 : 2017년 08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