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최계순.시인 수필가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21년 11월 08일
최계순 시인/수필가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바다가 출렁거리듯 마음이 출렁거리고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바람에 떨리는 나무처럼 마음이 심하게 떨려와
사람의 언어 중에 영혼을 앗아가 버리는 가장 무서운 말
“보고 싶다”라는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표시하는 단어다. 평범해 보이는 듯한 그 말에는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주를 보고 싶어하고, 부모가 자식을 보고 싶어하고, 군대에 간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애달픈 심정 등이 들어 있는 아주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뭐든지 돈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서도 돈으로는 절대 따질 수 없는 그런 귀한 단어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보고 싶다 친구야” 하는 말부터 시작해서 사랑하는 연인에게도 전하는 이 말은 상대방이 가장 들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인에게서 튀어 나온 “보고 싶다”라는 말 한마디를 듣고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비행기로 빠르게 날아간 이도 있을 것이고, 기차역이 있는 플랫폼으로 황급하게 뛰어간 이도 있을 것이다. 사랑에 빠진 이에게는 그 말은 사랑의 시작을 알리기도 하는 말이기도 하고, 또 현재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 또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쩔 땐 어떤 비싼 보석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레게 하고 그리움에 눈물 젖게도 하는 이 “보고 싶다” 라는 말이 어쩌면 가장 무서운 말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반어적 언어로 시를 써 보았다. 가을이다. 산에 보이는 나무들이 울긋불긋 변신하여 아름다운 색채를 마음껏 뽐내는 가을이다. 그런 가을 산에 서 보면 내 마음조차도 곱게 물드는 그런 기분이다. 나무들도 변신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가을 숲에서 그리운 얼굴들을 차례로 생각하면서 “보고 싶다”라는 말을 되뇌어 보자. 지금 현재 가장 보고 싶은 이는? 다들 그 이름들이 다르겠지만 푸른 가을 하늘 밑에서 누군가를 목마르게 보고 싶어하는 이가 있다면 그 또한 우리들 마음에 고운 꽃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리라. 마냥 건조하게 사는 게 그냥 사는 것이라고 삶에 지쳐있는 그대들이여!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고, 시린 푸른 하늘에 시선을 보내어 보고 잠시나마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살았으면 한다. 이 세상에서 여러 인연들과 부딪히고 엮어지며 살아가는 이 시간 속에서 어디론가 띄우는 “보고 싶어요” 라는 마음의 편지 한 장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런 말을 누군가에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직도 그 마음 한 자락이 귀하고 소중한 일이 아니겠는가.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보고 싶어요” 라는 말을 전해 들으면 갑자기 전등불이 켜지듯 주변이 환해지고 밝아지는 그런 느낌, 그리고 교감되는 두 마음 사이의 진하고 귀한 통로가 확인되는 현재의 느낌, 그리고 또 그 일렁이며 물결치는 마음의 동요 한 자락에 한없는 기쁨을 받는다면 그 말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귀하고도 소중한 의미인 마음의 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