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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책, 예술이 되어야 한다

"예술적 상상력=인류 미래 예술 정책 · 행정의 기반 지역민과 향토사 자리해야"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2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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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학(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장)
ⓒ 고령군민신문



문화 정책과 문화 행정은 적어도 예술적이거나 나아가 예술 그 자체를 지향해야 한다.

예술은 창조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에는 교과서가없다.

만약 교과서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예술의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문화 정책과 문화행정에도 교과서가 있을 수 없고, 또 있어서도 안 된다.

문화 교과서가 있다면 한 나라는 똑 같은 문화의 양식만 있게 될 것이다.

문화 정책은 일반 정책의 수준과 안목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문화 행정도 일반 행정의 수준
으로 처리되어서는 안 된다.

이 특성이 무시된 모든 문화 정책은 겉치레에 불과하다.

문화 정책은 일반성에서 벗어나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지역과 향토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중앙에서 만들어진 책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맞는 책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
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마다 축제가 많지만 특색 있는 축제는 드물고 서로 베껴 먹기 축제가 만연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 정책은 무엇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장을 선거로 뽑는 지방자치시대는 성과주의가 횡행한다.

자치단체장들이 무엇인가 만들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임기 내에 무엇인가 만들어야 하고,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어 하기 때문에 졸속에 흐를 우려가 대단히 크다.

문화 예술은 특성상 성과를 단기간에 드러내기 어렵고, 그래서 지방 정부가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조잡한 것을 너무 많이 만들어, 만들기보다 치우기에 더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

문화 정책의 시행에서 성과주의에 만연한 사고는 예술 발전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연이나 전시장에 사람만 많이 모이면 무조건 성공한 행사로 평가하고, 아무리 훌륭한 공연이나전시라도 사람이 적게 모이면 실패한 것으로 인식하는 틀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술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적 깊이가 있어야 한다.

훌륭한 예술 작품은 개인에게 꿈을 꾸게 하고, 인류에겐 미래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단 한 사람의 관객 앞에서 수십 명의 출연자들이 공연을 했다고 해도 의미 없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궁극적으로 즐기는 것이라는 단순 사고에 빠져서도 안 된다.

‘즐김’이라는 것을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예술 작품에는 우리의 미래가 있다.

오늘의 예술적 상상력이 인류의 미래가 된다는 사실을 중시해야 한다.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과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문화 산업이란 말이 등장하면서 예술을 경제성과 연결시켜 평가하는 풍조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과 함께 순수 예술의 퇴보라는 재앙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이런 표현은 지나치다는 비난을 받을지 모르지만, 인간이 표피적인 것에 몰두하여 삶의 깊이
를 모르고 가벼워지고, 인간이 사고하기를 거부하는 풍조를 만연시킨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성 상실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살기 좋아지는 세상인데, 범죄율이 높아지고, 자살률은 왜 높아지는가를 생각한다면 결코 가벼이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예술 정책의 기반엔, 인간과 지역이자리해야 한다. ‘글로벌 시대’, ‘벤치마킹’, 이란
말들이 세계를 향하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한 지역의 문화 정책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은 세계가 아니라 지역이고, 인류가 아니라 지역민이다.

세계에 문화 도시로 알려진 도시들이 한두 해 만에 이루어진 곳이 어디 있으며, 그 지역적 특색을 발휘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는가?

따라서 우리 지역의 문화 정책은 대구에 사는 시민과 그들이 살아온 향토사가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

대구가 문화 도시가 되려면 대구만이 가진 그 ‘무엇’을 찾아내야 한다.

서울 같은 대구나, 파리나 뉴욕 같은 대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약력>
1949년 고령 출생.
대구대학교(문학박사).
대구 시조시인협회장·
대구문인협회장 역임.
대구시민예술대학 학장.
제9대 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 회장.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12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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