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계 평론(3)
작가는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만나면 비류직하의 폭포처럼 곧은 소리를 내야한다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3년 01월 16일
|  | | ↑↑ 최 계 순 전 고령군보건소 담당 | | ⓒ 고령군민신문 | |
김금수의「 요시하라 선생傳」은 앞에서 언급한 이재호의 작품 중에「석 장의 지폐」와 닮은꼴이다.
글감은 물론이고 만남-사별-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구조까지 흡사하다.
두 작가는 이 작품을 쓰고 싶어 오래 별렀을 것이다.
험난한 인생 항로에서 자아의 실존을 가능케 한 부모와 이에 버금가는 은사(恩師)에 대한 글쓰기는 문학적 형상화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문학인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이다.
그러나 이런 작품들은 대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관적 감상에 치우쳐 그 앙금은 천편일률로 남기 쉽다.
다시 말해 누구나 동일한 대상을 가지고 있기에 공명의 진폭은 쉽게 넓힐 수 있으나, 감동을뛰어넘어 이상과 꿈에 이르는데는 한계가 있어 이러한 글의 양산(量産)을 경계하는 것이다.
최계순의「 사랑의 환희」를 대하면서 약간의 우려가 앞섰다.
너무나 흔한 글감이기도 하였거니와 한국 수필가들은 개별적인 체험을 다루는데는 세련된 반면 관념적인 사유를 다루는 작업에는 익숙하지 못한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계순은 절묘한 기교로서 이러한 우려를 깨끗이 씻어냈다.
그는 마치 언어의 조련사처럼 다의적인 함축어의 덩어리들을 적재적소에 연결함으로써 넋두리에 불과한 사랑타령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를 나만큼 사랑할 수 있는 힘은 참으로 위대하고도 신비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에게서 너에게로 옮겨지는 그래서 한사람의 취미와 성격과 살아온 세월들을 알아가면서 비로소 만나보지 못한 한 세상과 이해라는 이름의 의미를 헤아리게 된다.
그리고 그 특별한 매혹과 이미지와 집중력은 생애의 날들에서 얼마나 희귀한 날들로 각인되는가.
그 사이에 끼여 있는 목마름과 뚜렷한 생기와 탄력과에 뜨거운 에너지의 창출은 평범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어떤 길이다.
참으로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의 묘미에 취해 보면서 그대 사랑의 환희에 절절 끊어 볼 것이다.
사랑이 가리키고 있는 곳, 그 끝없는 욕망의 집착과 도취와 흔들림 속에서 때론 피곤과 실패의 연속일지라도 그 욕망의 끝은 늘 황홀한 시작인 것이다.
-최계순「, 사랑의 환희」中에서 인용문을 보다시피 미려한 문장이다.
때로 미문(美文)은 내용이 없다는 공격을 받기는 하나 관념어, 추상어, 함축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행간을 키우고 의미를 증폭시키는 기교는 남들의 부러움을 살만하다.
이원우의「거짓말」은 과대광고, 거짓 광고의 부작용을 글감으로 삼아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본 현실 인식의 수필이다.
문학은 어떤 형태로든 그 시대와 사회를 담고 있으며,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품들은 문학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그러므로 작가가 현실에 대해 소신을 표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작가는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만나면 비류직하의 폭포처럼 곧은 소리를 내야 한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르기 때문이다.
이원우는 엄정하게 깨어있는 의식으로 곧은 소리를 내는 수필가이다.
거짓말로 인해 고통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사람의 말을 믿은 결과로 돌아오는 것이 고통뿐이라면, 그로 인해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풍조가 만연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는가?
악의에 찬 거짓말이 없어졌다는 거짓말 같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원우「, 거짓말」中에서
이 작품에서 반영하고 있는 현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특수한 사회적 편린들이지만 그 문제들을 어느 시대나 항구적으로 안고 있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일반화시키는 작가의 힘이 주목된다.
사실 이원우는 불교의 참선을 연상하듯 존재의 본질을 놓고 내적 자아와 은밀히 수수하는 작가로 독자들에게 낯이 익다.
그러나 애초에 그의 천품은 이지(理智)에 가까운 쪽이고, 거기에다 사회적 직분이 맞물려 현실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려는 경향이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호 계속> |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  입력 : 2013년 0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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