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05호입력 : 2017년 01월 10일
[고령으로 귀농한 사람들 8] 운수면 화암리 김기찬, 최동호씨
자연과 더불어 꾸는 특별한 꿈, 산속의 집
서울 소재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25년간 디자인 관련업을 하면서 평범한 삶을 살던 김 씨는 사촌 형인 최 씨와 함께 귀촌을 결심했다. 운수면 화암리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기찬(46)·최동호(61)씨 두 사람은 고종사촌간이다. 최 씨의 직업은 무속인이다. 최 씨는 서울에서만 살아온 뼛속까지 서울사람인데, 사촌동생인 김 씨와는 친척 이상의 인연이 있다고 한다. 동양화를 전공한 김 씨가 광고회사에 몸담는 동안 사촌형인 최 씨의 무신도를 맡아 그리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되는 조력자로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이들이 50년 서울생활을 접고 귀촌하고자 했던 곳이 원래는 바닷가이었지만, 귀촌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전국 대부분의 바닷가 전원주택지를 수시로 보러 다녔다는 최 씨는 “마땅한 곳이 없었고, 일부는 토지 단위가 너무 커서 엄두도 나지 않았다”고 했다. 고령이 고향이었던 최 씨의 제자가 고령을 추천하면서 오게 됐다. 제자와 함께 처음 와 본 고령이 한눈에 맘에 들었던 두 사람은 바로 땅을 구입하고 들어오게 된 곳이 이곳 화암리 산속의 집이었다.
귀촌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이미 마음이 고령에 와 있던 두 사람은 직접 집 설계부터 디자인까지 했다. “서울집이 정리 되자마자 내려오게 됐는데 갈 데가 없어 짐은 창고를 빌려 맡겨놓고 캠핑카에서 생활했다. 직접 디자인한 집이 어떻게 지어지나 궁금하기도 해서, 틈틈이 집이 완공 될 때까지의 과정을 수시로 지켜보았고, 그러면서 귀촌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운 좋게도 때마침 캠핑카 부근에 고무신카페를 운영하던 서상조 사장을 알게 되면서 농업기술센터의 귀농귀촌이라는 정책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 교육을 받으면서 귀농인 모임에 가입하고, 귀농귀촌 선배 등 여러 사람들과 정보 교류를 통해 귀촌귀농 생활에 활력소가 됐다. 그렇게 6개월을 캠핑카에서 보내고 지난 2014년 8월 카페 같기도 하고 별장 같기도 한 보금자리를 완공하면서 입주하게 됐다.
두 사람이 선택한 이곳은 마을 사람들조차 발길이 드물고 농사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던 휴경지였다. 이렇게 깊은 곳을 선택한 이유는 주위의 탁 트인 경관과 산세가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 오면서 더 좋았던 것은 ‘여기 와줘서 고맙다’고 하는 동네 어르신들의 환대 덕분이었다”며 연고도 없이 무작정 들어온 낯선 이방인들을 거리낌 없이 반겨주시는 마을 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던 두 사람은 집이 완공된 이후 10월에 집들이를 했다.
“행복의 반대말이 무관심이라고 하죠. 마을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만나는 분들마다 인사하며 지내는데, 친근하게 대화도 나누면서 마을 일에는 서로 돕고 이웃들과 허물없이 지내니까 이제 완전한 동네 일원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성공적인 정착을 한 두 사람은 애초에는 여유로운 전원생활만을 계획했었지만 갈수록 일이 많아졌고, 귀농보다 귀촌을 선택한 이유도 농사위주 보다는 깨끗한 공기와 좋은 환경에서 자연과 벗 삼아 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귀촌을 하고 보니 귀농이 당연히 연결돼 집 주변 아름드리나무들을 식재하고 경험도 없는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황무지를 개간 하는 등 직접 몸으로 부딪혔지만 쉽지는 않았다. “농사에 대해선 잘 몰라도 부딪혀 보자는 식으로 개간한 황무지에 배추를 심었었는데 하나도 안자라는 거예요. 이후에도 고추와 상추를 심는 등 노력해 봤지만 영양분이 없는 땅에서는 수확의 기대는 전혀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렇게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얻은 교훈은 마을에서 하는 것으로, 황무지에 우선 영양분인 거름을 듬뿍 주고, 감자, 고구마, 고초, 옥수수, 상추 등 갖가지 작물들을 심었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서울에 간다는 두 사람은 서울로 가는 출발부터 고령에 다시 오고 싶어진다고 한다.
발걸음 닫는 곳마다 자연속의 낙원이라는 두 사람은 그렇게 주변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예술로 만들어 앞으로 누가 봐도 그들이 그리는 그림 같은 삶을 보면서 ‘그래 이게 바로 예술이야’ 라고 할 만큼 신비하면서 순수한 창작물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했다. 그 속에 아름다운 마음도 함께 말이다. 정리 / 성혜원 기자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05호입력 : 2017년 0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