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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세월타고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44호입력 : 2017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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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필]
 
ⓒ 고령군민신문 

사랑도 세월타고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
오곡이 풍년이고 가을 하늘은 맑고 높아 글쟁이 시흥(詩興)도 끝없이 높아만 가던 지난 주말에 우리 고장에서 시조 경창대회가 있어서 함께 노닐어 보았다.
매년 참가자의 수준이 일취월장하는 품새인데 벌써 8회째라 가히 천상의 음악회였다.
평시조로 시작하는 걸음마 팀도 나름으로 잘하고, 대상부의 농익은 창(唱)들은 전국 명창들이 다 모인 듯 고웁고 아름다운 가락을 누에고치 실타래 뽑듯 잘도 한다.

출전자들을 격려하는 지난해의 대상 수상자가 노래한 [기러기 떼떼]는 글쟁이의 가슴을 한껏 부풀게 하였다.
곡조도 좋고 높은 듯 낮아지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창법도 일품이지만, 가사가 정말 재미있고 가슴 울리게 하였다.
[ 기러기 떼떼 많이 앉은 곳에 포수야 총 함부로 놓지 마라.
세북 강남 오고가는 길에 그리든 임소식 뉘 전하리.
우리도 오월강성에 낙매곡 듣던 사람이오메 아니 놓고 삼가오. ]

참 기가 막히게 파스텔 질감의 은근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님 보고 싶다.’도 아니고, ‘찾아 간다.’도 아니고, 그렇다고 ‘빨리 찾아 오시소. 예?’ 하는 애태움도 아니면서, 가을 날 낙엽이 진 나뭇가지에 무더기로 앉아 있는 기러기를 향하여 총질하는 포수를 나무라고 있다.

그 이유가 북쪽과 강남을 오고가면서 님 소식을 전해주는 고마운 기러기를 상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부탁을 하는 속마음은 ‘노래하는 내가 지난 늦은 봄에 강둑에 서있는 매화꽃이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소리를 서럽게 들으면서 님 그리움을 달래고 있으면서, 나도 차마 기러기를 쫓는 것을 삼가 하고 있으니 ’포수야 총 쏘지 마라.‘ 하는 임을 향한 사랑을 노래함이 얼마나 멋진가?

이참에 먼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사랑을 노래하였는지 살펴보고 싶다.
고구려 유리왕이 왕비 송씨가 죽고 새로 맞이한 왕비 禾姬(화희)와 雉姬(치히)가 서로 다투다가 치희가 가출하여 돌아오지 않자 찾으려 나갔다가 못 찾고 돌아오면서 노래한 黃鳥歌(황조가)에는 [버들나무에 폴폴 날아다니는 꾀꼬리 한 쌍이 정다워 보이는데 왕인 나는 치희 없이 혼자 외롭게 돌아가야 하는구나.] 하면서 조용히 혼자 속을 삭히고 있다.

그런가하면, 백제의 井邑詞(정읍사)는 한글로 전해오는 最古의 가사로 악학궤범 권5에서
[달아 높이 떠서 멀리까지 잘 비추어라. 행상나간 남편이 돌아 올 때 밤길에 다칠까 걱정된다.]라고 다소곳이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삼국유사 권2 水路夫人條(수로부인조)에 나오는 獻花歌(헌화가)는 4구체 향가로서 강릉 태수로 부임 받아 가는 순정공의 부인 수로가 벼랑 끝에 예쁘게 피어있는 꽃을 칭송하며 갖고자 할 때, 소를 몰고 가던 노인이 수로 부인이 꽃과 같이 곱다고 조금 적극적인 표현으로 노래하고 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려, 조선조에 오면 보다 적극적인 열애가 노래되어지고 있다.
당시 최고의 기생 황진이는 자신이 하류층인 신분으로 받은 수모를 앙갚음이라도 하는 듯이, 학식과 권세를 겸비한 사대부들을 희롱하고자 조선 최고의 君子라고 불리던 벽계수를 [청산리 벽계수야 쉬감을 자랑마라~~~~] 란 시조로 무너뜨린 일로 유명하다.

그런가하면, 淸州 韓氏인 어머님의 가르침을 평생토록 지킨 화담 서경덕은 이렇게 요염한 황진이가 얇은 모시옷이 비에 흠뻑 젖어 裸身(나신)에 가까운 자세로 유혹하여도 선비의 품위를 잃지 않음을 보고 감복하여 그의 제자가 되기를 자청하였음은 물론 ‘송도삼절’이라 칭송하기도 하니 개개인의 인품에 좌우하기도 하는 것 같다.

일제 강점기부터 자유 연애론이 대두되다가, 최근의 대중가요의 한 장르인 트로트계(Trot-part)에서 크게 활약한 [윙크]는 KBS Gag-woman 출신의 쌍둥이 2인조 가수들인데 “얼쑤”라는 노래에서 사랑의 상대가 쉽게 바뀔 수 있음을 [ 울고불고 지난일은 모두 잊고, 찌지고 볶던 그 사람은 모두 잊고, 다른 사람 만나려가요.....] 라면서 사랑하는 파트너가 바뀔 수 있음을 노래하고 있다.
조만간에 윙크의 ‘얼~쑤’가 시조창 대회에서 울려 퍼질 때가 올까 두렵기도 하다.
-수필가 동화 한 봉 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244호입력 : 2017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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