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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말의 해, 고령의 길을 다시 떠올리다 - 대가야의 땅에서 묻는 오늘의 선택

성낙철 | 고령군의원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25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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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은 말의 해다. 말은 빠른 동물이지만, 아무 방향으로나 달리지 않는다. 고삐를 쥔 이가 길을 정해야 비로소 그 힘은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말은 예로부터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한 시대의 선택과 방향을 상징해 왔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적토마(赤兎馬) 역시 그러하다. 하루에 천 리를 달렸다는 전설보다 더 오래 남은 것은, 주인을 알아보고 끝까지 함께 달렸다는 이야기다. 적토마는 속도의 상징이 아니라 신뢰와 방향의 상징으로 기억된다. 말의 힘은 빠름에 있지 않았다. 어디를 향해, 누구와 함께 달리느냐에 있었다.

성낙철 고령군의원

고령은 오래전부터 길 위에 있던 고장이다. 낙동강을 끼고 들과 강이 만나는 이 땅은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고, 물자와 소식이 오가던 공간이었다. 대가야가 이곳을 도읍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령은 변방이 아니라, 흐름을 읽고 주변과 연결되던 중심지였다.

대가야 고분군과 주변 유적이 전하는 메시지도 분명하다. 고령은 멈춰 있던 도시가 아니라 움직이던 도시였다. 말과 수레가 오가고, 강과 길이 이어지며, 사람과 물자가 교류하던 공간. 고령의 역사는 고립의 기록이 아니라 이동과 연결의 역사였다.

대가야가 백제보다 먼저 일본과 교류의 길을 열 수 있었던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낙동강 수로와 남해 해상로를 통해 바다로 나아가고, 내륙에서는 말과 길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빠르게 이동했다. 말은 전쟁의 도구이기 이전에 이동과 연결의 수단이었고, 대가야는 그 흐름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낸 집단이었다. 고령이 변방이 아니라 길의 중심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오늘의 고령을 돌아보면 우리는 다시 질문하게 된다. 지금 고령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속도는 빠르지 않더라도, 방향만큼은 분명한가. 말의 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더 빨리 달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형편과 현실에 맞는 길을 스스로 선택하라는 것이다.

고령의 미래는 거창한 구호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대가야라는 역사 자산을 어떻게 일상의 삶과 연결할 것인지, 농업이라는 기반을 어떻게 지키면서 관광과 결합할 것인지,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가 핵심이다. 이는 계획서보다 현장에서의 선택과 축적이 더 중요한 과제다.

말은 혼자 달리지 않는다. 사람과 호흡을 맞추며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가장 먼 길을 간다. 고령의 변화 역시 행정이나 정치만의 과제가 아니다. 주민과 지역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과정이다.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가는 길이 오래 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이 땅의 역사에서 배워왔다.

2026년 말의 해를 맞아 고령은 다시 길 위에 서 있다. 적토마가 빠름이 아니라 방향과 신뢰로 기억되듯, 지금 고령에 필요한 것도 앞서 달리는 경쟁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길을 끝까지 지켜 가는 힘이다.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며, 다음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이어 가는 것. 대가야의 땅에서 길을 읽고 시대를 열어 왔던 그 태도를 오늘에 되살릴 때다. 말의 해는 우리에게 분명히 묻고 있다. 고령은 지금,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25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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