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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새봄이 오는 길목에서

글_동화 한봉수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20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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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십이 넘은 어머님이 노치원(주간보호센터)에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못 가시고 딸내미 집에만 있자니 역정이 심하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서산에 걸린 해가 쉬이 넘어감을 걱정하여 행여 급보가 올까 염려하며 칩거 생활을 하다가 ‘쩌렁쩌렁’한 호령을 하신다는 말씀에 의지하여 봄이 오는 소리를 보듬어보았다.

  한 십여 년 전인가 보다. 서울로 문학 여행이라고 어슬렁거리던 중 변두리 갤러리에서 화가 이경숙님의 유화(油畵) [봄이 오는 소리]를 접한 것이. 미루나무인지 자작나무인지 모를 십여 그루가 하늘을 향하여 온몸을 내 던지듯 서있고, 휴전선처럼 시멘트 기둥에 매달려있는 녹슨 철조망 울타리 안에 갇혀있는 논바닥에는 녹지 않은 눈이 수북이 쌓여 있은 가장자리에 물고(논물이 드나드는 출입구의 경상도 방언)임이 분명하건만 웅덩이처럼 표현되어 있어서 어릴 때 미꾸라지 잡던 때를 회상하며 감상한 추억이 있었다.

   반면에 바로 옆에는 눈이 듬성듬성 남아있지만 눈이 봄볕에 녹아 밭고랑이 점차로 물기에 젖어 들어가는 질감을 표현한 감성에 감탄하며 밭고랑을 옆에 끼고 비스듬히 서있는 낡은 판잣집이 너무나 정다워서 이곳으로 온 지금도 기억을 한다.

  그런가 하면, 박인희님의 봄노래 [봄이 오는 길]은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산 넘어 오붓한 오솔길로 봄이 찾아오신다며 노래하는데, 이는 가수나 작사가 자신이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색 갈아 신고 봄나들이를 하고 싶음을 표현한 것 같다.

  이러하듯 봄은 누구나의 가슴에 벅찬 감동을 느끼고 생명감을 만지면서 기쁨을 느끼게 하나보다.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 속에서도 축복 받은 감동의 느낌들이다.

  이번 전염병마는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는 전염력이 약하고 실내에서 밀착된 형태로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비말감염된 것이라는 추측된 지식에 힘입어 객기에 가까운 기운으로 필자(筆者)는 겨드랑이에 솟구치는 바람기를 잠재울 요량으로, 할 일이 많아서 도저히 시간이 없다는 친구 녀석을 강제로 동행시켰다.

  초행길도 아니건만 행여 길을 잘못 잡아 친구 녀석에게 ‘놀림감이 될까?’하는 조바심하며 우포생태관 이정표를 따라 달려서 회룡마을을 거처 우포늪에 도착하였다.

  뭍도 아니고 그렇다고 물도 아닌 쓸모없는 불모지라고 여겨지든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생태환경의 보고(寶庫)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보존의 길로 들어선 곳이 이곳 우포늪이 아닌가? 한맥문학동인회 문학 기행 행사시 [우포따오기]를 주제로 오행시를 짓고 오늘 다시 왔다.

  아는 것만큼 볼 것이요, 또한 사전(事前) 지식을 알고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기에, 갈 때마다 [우포늪생태관]에 들러 설명을 듣는 습관이 있다. 먼저 이태리포플러 군락지를 거쳐서 왼편으로 접어들어 전망대에 올라 오리와 백로 등을 망원경으로 구경하며 사진기로 새들과 친구 되어 놀았다.

  첩첩 산중의 늪에서 조그마한 조각배로 늪을 관리하고 있는 마스크 쓴 이장님이 커피 한잔을 주시면서, 외래종의 동식물이 유입되어 환경질서가 파괴되니 큰일이라고 걱정하는 말씀을 하시었다.

  그러나 필자는 길고긴 세월을 지나오면서 진화되고 자연 정화로 적응되어 온 우리네의 산야를 인간의 좁은 눈으로만 보고 판단함이 반듯이 옳은 것만은 아닐 것이고, 소위 앞서 깨우쳤다는 학자(學者)들도 간혹 권력이나 재력 앞에 편파적인 주장들을 하는 즉 삼류 소설 보다 못한 일시적인 논고(論考)를 내어놓는 경우를 간혹 보아온 터에 잠시 혼란에 빠져본다.

대대제방을 따라 가노라니 모래가 많은 사지포에 도착하였고 이곳은 또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돈키호테인 나의 모습처럼. 

 여름철이 아니라서 그 유명한 물옥잠의 장관을 볼 수 없었고, 관광버스처럼 차 바닥이 울리도록 노래하고 춤추는 여행을 생각하고 졸졸 따라온 친구 녀석이 표현은 않지만 내심 서운해 하는 눈치지만, 전염병 때문에 노래방조차 갈수 없으니 녀석이 나의 취미에 맞출 당위성을 찾은 것 같아 오히려 즐겁다.

  이토록 말없이 수억 년을 기다려 준 산야를 구경하고도 각자가 다른 감흥을 느끼며, 앞서 예술가들도 자기의 역량만큼씩 봄을 노래하였으니, 요즘 선거철이 되어도 손전화기에만 쏟아지는 홍보들이 갈등의 극대치를 보여 주는 것처럼 복잡한 우리네 모습을 보고 있는 높은 저곳의 큰 그님은 오늘은 또 무슨 숙제를 주실까?


    동화 한봉수_ 수필가  
                                                    한국문인협회진흥이사
                                            


고령군민신문 기자 / kmtoday@naver.com입력 : 2020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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