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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민신문 대표 발행인 이복환 |
| 영원한 권력도, 영원한 부도 없는 법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는다.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화엄경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참으로 와 닿는 말이다. 무릇 어디 나무뿐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날에도 이치가 와 닿는 말이다. 버려야 얻을 수 있고 내려놓아야 들어 올릴 수 있고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려니! 나를 버릴 때 진정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이 현재 짓고 있는 것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 생각이 길이고 생각이 운명이다.
피어나는 것도 순간이오, 지는 것도 순간이다. 영원한 권력도, 영원한 부도 없는 법이다. 이러한 자연의 순리와 이치를 어기면 세상이 등을 돌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최근 지지율 1위를 압도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에 역전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총선에서 176석을 확보하면서 거대 여당으로 힘을 기른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지율 역전은 현실이다. 민심의 현주소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지율 역전의 이유로 ‘부동산 문제’를 주목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근본적인 원인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교만함에 있다. 강자가 겸손지덕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은 어렵고 힘든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국민 모두가 보다 더 잘살고 행복한 미래의 세계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달라는 간절한 바람이었다. 또한 지역민들이 단체장에게 곳간 열쇠를 맡기는 것은 개인의 명예와 부를 누리라고 주는 것이 아니다. 더 풍성하게 채워서 지역을 더 풍요롭게 해달라는 엄중한 명령인 것이다.
국민은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만들 수단으로 잘 활용해 달라며 도마와 칼을 건넸다. 하지만 도마는 오간 데가 없다. 무를 썰어야 할 칼은 휘두름의 수단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그러니 진수성찬이어야 할 식단은 갈수록 더 빈약할 수밖에 없다. 수저를 놓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식솔의 심정이 과연 우호적이겠는가!
협치의 논리가 살아있어야 진정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열린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화두는 동행이 아니던가. 하지만 협치의 논리가 앉을 사랑방에 독주의 논리가 자리를 틀고 앉아있으니, 민심이 화를 내며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이는 누구나 아는 상식적인 이치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21대 국회 원 구성 과정에서부터 민주당은 궤도를 이탈할 위험지대로 향하고 있었다. 추미애 장관이 밀어붙이고 있는 일방적인 인사 역시 독주 정치의 일환이다. 부동산 정책 역시 민의를 헤아리는 진중함이 있어야 했다. 부자는 ‘나쁘고’ 가난은 ‘선하다’는 이분법적인 독선적 논리로 부동산 문제에 접근하려다 보니 하는 쪽쪽 사달이 벌어진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면
장자의 달생편에는 목계지덕에 대한 글귀가 실려있다. 닭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교만함을 버리고 인내심과 평정심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다. 나무로 만든 닭(木鷄)처럼 덕이 완전해야 모든 도전으로부터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최고라는 교만에 갇혀 으스대고, 외부의 상황에 급하게 반응하는 경솔함이 곳곳에 스며든 권력은 오래갈 수 없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불양수다.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해야 지천의 물줄기를 끌어들여 바다를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부자라는 이유, 보수니 반민족주의자니 하는 캐캐묵은 이유를 들어 흘러드는 지천의 물줄기를 거부한다면 바다를 이룰 수 없다. 흘러드는 지천의 물줄기를 모두 품어 안아야 바다라는 어우러짐의 세상, 모두가 함께하는 그런 이로운 세상이 비로소 열리는 법이다.
교만은 출입문을 잠그는 자물쇠와 같다. 우리 고령군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지역 수장은 과연 노크하는 모든 이들에게 출입문을 열어주고 있는가. 스스로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영원한 부나 영원한 권력은 없다. 누구나 때가 되면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면 그 안에 해답이 있다. 잘났던 못났던 세상 모든 일은 나로부터 기인된다. 그 누구의 잘잘못을 논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 안에 삶의 지혜가 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교만이라는 자물쇠를 버리지 않는다면 결국은 닫힌 집안에 혼자 남을 수 밖에 없다. 훗날 독수공방은 외로움이 아니라 처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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